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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농아교육 이대로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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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 농아교육 이대로 좋은가

입력
2005.07.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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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교육을 마친 농아인과 대학을 졸업한 청각장애인 중에서도 문장으로 정확하게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는 이는 극소수다. 그런데도 농아교육에 대한 방침이나 연구는 원시적이고 초보적인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의사소통 단절로 고통을 겪고, 막힌 발음을 대신할 수 있는 문장 독해력마저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무작정 사회에 방출되는 것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발물을 수수방관하는 것과 같다. 농아교육은 반드시 개혁해야 할 시급한 사안이다. 형식적인 특수교육이 아니라 현실에 맞는 교육이 하루 빨리 실시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청각장애인 가족 구성원이 의무적으로 수화 교육을 받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청각장애인의 부모와 형제가 수화를 제대로 배우지 않으면 의사 소통이 단절되고 상호 불신이 형성된다. 이렇게 되면 가족 간 굳건한 유대감을 형성하기 어렵다.

농아학교 발령 교사들은 의무적으로 수화통역사 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 현재 농아학교에는 수화에 익숙하지 않은 교사들이 있는데,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선생님의 강의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교사가 수화에 익숙하지 않으면 학생과 제대로 대화하기 어렵고 수업이 제대로 이루어지기도 어렵다. 훌륭한 교육은 올바른 인격을 형성하고 졸업 후 사회에 적응하는 데 어느 것보다 큰 역할을 한다. 온전한 인성 교육을 위해서는 완벽한 수화를 구사하는 교사가 교육적 사명감을 가지고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가 있다.

유능한 청각장애인 교사의 의무채용률을 높이는 것도 필요한 일이다. 청각장애인 교사는 많은 학생들이 선호하는 사람으로, 학생들을 이해하고 도움을 주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대개의 학부모는 청각장애인 교사를 채용하는 것을 꺼리는 경향이 있는데, 청각장애인 교사보다 음성 언어를 사용하는 교사가 나으리라는 생각 때문이다.

이런 편견을 갖고 있는 학부모들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현재의 농아교육은 청각장애 학생들에게 실질적이고 실용적인 교육이라고 볼 수 없다. 아무리 훌륭한 의사의 처방이라 해도 환자의 체질에 맞지 않는다면 좋은 약도 치명적인 독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제도적ㆍ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청각장애인이 교육받을 권리는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권리이기도 하다. 청각장애인의 교육 문제는 교육인적자원부만이 아닌 사회와 가정 전체가 합심해서 머리를 맞대고 방법을 찾아나가야 할 과제다.

변승일 한국농아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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