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배구가 2005그랑프리 세계대회에서 장신 군단 미국을 꺾고 귀중한 첫승을 챙겼다.
한국은 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대회 첫날 경기에서 ‘백어택 여왕’ 황연주(9점), 국내 최장신(190㎝) 센터 김세영(16점)의 활약을 앞세워 접전 끝에 미국을 3-2(25-23 13-25 21-25 25-15 15-13)로 눌렀다.
지난 주 일본 도쿄에서 열린 대회 첫 예선에서 3연패의 부진한 출발을 보였던 한국은 강호 미국을 상대로 첫 승을 신고, 대회 6강 진입을 향한 희망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김형실 감독이 이끄는 한국(세계 8위)은 세트 스코어 1-2로 뒤진 상태에서도 끈질긴 투혼을 발휘, 신장과 파워에서 한 수 위인 미국(세계 3위)을 누르는 파란을 연출했다. 중국계 랑핑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미국은 왼손잡이 레프트 낸시 메카프가 혼자서 38점을 쓸어담는 맹활약을 펼치고 높이와 블로킹에서도 앞섰지만 한국의 투지 앞에 무릎을 꿇었다.
1세트 황연주의 서브와 한유미(10점)의 공격 성공으로 초반 기선을 제압한 한국은 메카프를 앞세운 미국의 장신 공격에 속수무책 뚫리며 내리 2, 3세트를 헌납, 패색이 짙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한국은 승부의 분수령이 된 4세트에서 중앙 속공이 살아나며 경기를 마지막 세트까지 몰고 간데 이어 5세트 14-13 한 점 차의 매치 포인트에서 정대영의 페인트가 상대 코트 빈자리에 꽂히며 2시간에 걸친 혈투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국은 2일 일본과 2차전을 갖는다.
박원식 기자 par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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