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노동계의 거물인 클라우스 폴커트 폴크스바겐 노조위원장이 비리 혐의로 퇴진하게 됐다.
AP통신과 파이낸션 타임스 등에 따르면 폴커트 위원장은 폴크스바겐 자회사인 슈코다에서 벌어진 수뢰사건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다. 슈코다 인사 책임자였던 헬무트 슈스터는 하청업체 선정을 위한 입찰과정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폴크스바겐의 자체 감사와 독일 검찰의 수사를 받아오던 중 지난달초 사임했다.
폴커트 위원장은 1990년부터 폴크스바겐의 노조위원장을 지내왔고 회사 이사회 감사직도 맡고 있는 실력자다. 폴커트 위원장과 슈스터 모두 폴크스바겐의 인사 담당 이사인 페테르 하르츠의 측근으로 폴크스바겐 경영을 좌지우지해왔다.
또 하르츠는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와도 친밀한 사이로 자칫 이 기업의 노사관계에서 벌어진 비리 의혹이 검찰 수사 방향에 따라서는 회사 경영진은 물론 정치권으로도 불똥이 튈 가능성이 있다.
독일 노동법은 노조와 경영진으로 구성되는 노사협의회에 근로조건, 해고, 채용, 장비 설치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막강한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폴커트와 하르츠는 1990년대 대량 해고를 막기 위해 주4일제 도입을 선도했고, 노조가 주요 지지 기반인 독일 사민당의 노동정책에도 큰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폴크스바겐 내부적으로는 이번 뇌물 의혹이 터져 나온 시점도 관심거리다. 폴크스바겐은 오랜 경영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한 대대적인 혁신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고, 2일 종합 발전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회사 내부에서는 스캔들이 터져나온 것이 베른트 피쉐츠리더 최고경영자의 경영 혁신 추진과정에서 피해갈 수 없는 인적 청산 작업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노조측은 “폴커트 위원장의 퇴진은 오래 전부터 준비돼왔고, 베른트 오스텔로 부위원장이 위원장직을 승계할 것”이라고만 밝혔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