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누가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 했나. 스러짐과 시듦으로 향해 가고 있는 우리 인생의 어느 한 순간, 절정의 순간이 우리에게 손짓한다. 한 번 가면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의 비가역성때문에라도, 그 ‘십일홍’의 순간을 체감할 수 있다는 사실은 우리를 조금은 달뜨게도 한다.
미의 추구가 젊은 여인들의 당당한 열망에서 비롯될 때, 우리는 거기서 건강함을 본다. 그럴 때, 미(美)는 선악의 판단 이전의 것이며 모두가 향유할 즐거움이다.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아름다움의 축제가 사람들에게 손을 내민다. 미인 대회라는 이름으로. 보는 이들에게 그 겨룸은 미의 성찬이고 축복이다.
그날 하루만큼은 번다한 생활사에서 잠시 떨어져도 직무 유기는 아닐 터. 감탄도 좋고, 찬사도 좋고, 까짓 것 웃음 섞인 하마평이라면 또 어떠리. 그렇게, 우리 시대의 담론이 또 하나 만들어 지는 법.
한국을 대표하는 미인 대회, ‘2005 미스코리아 선발 대회’가 2일 오후 6시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 서울 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우리를 기다린다. 당당한 신세대의 건강미로 충만한 제전이다. 53명 후보들이 펼치는 흥겨운 축제에 함께 즐거워하고 새로운 미의 여왕 탄생을 함께 기뻐하자.
“순간을 향해 말하노니, 멈추어라. 너는 너무나 아름답도다!”
파우스트 박사가 밤하늘을 수놓는 찬란한 불꽃 놀이를 보며 신음처럼 내뱉은 말이다. 그 같은 도저한 감흥으로, 우리 한 번 우리의 꽃들을 보러 가자. 한 편의 대본 없는 국민 드라마가 씌어질 법도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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