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아침을 열며] 지방선거 여성 대표성 높여야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아침을 열며] 지방선거 여성 대표성 높여야

입력
2005.06.30 00:00
0 0

“지방자치는 누구도 꺾지 않고 우리 모두가 정성 들여 가꾸어야 할 장미다(the very rose that everyone does not pick up, but we all should grow up).” 영국의 정치가 제임스 브라이스가 한 말이다.

국민이 삶의 터전에서 공동체적인 삶을 계획하고 꾸려나가는 것은 민주주의 발달에 커다란 도움을 준다. 그러나 물을 주어야 장미꽃이 화려하게 피어나듯이 지방자치도 관심을 갖고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제 구실을 하게 될 것이다.

2006년 6월에 치러지는 지방선거는 매우 중요하다. 본격적인 지방화 시대의 시금석이 될 선거이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는 중앙집권적 권력구조와 제도, 시민의식을 분권화의 방향으로 바꾸어나가는 계기로 작용한다. 또 시민의 삶의 질 문제를 정치ㆍ행정 과정에 끌어들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다시 말하면 지방선거는 요구형ㆍ수익자ㆍ정부의존형 민주주의를 참여민주주의로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또 2006년 지방선거는 지방화 추세에 역행하려는 일단의 움직임에 쐐기를 박을 수 있는 좋은 계기이다.

공공분야 여성 비율 낮아

또 2006년 지방선거는 지금의 지방자치가 갖는 문제점 가운데 하나인 여성의 대표성 부족현상을 극복할 수 있는 좋은 계기이다. 여성의 지위를 가늠할 수 있는 사회지표 가운데 하나가 여성들의 공공분야 진출 비율이다. 남녀 모두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스스로의 능력을 개발 활용할 기회를 균등하게 보장받아야 실질적인 평등이 실현된다.

여성이 정책의 대상이 아닌 주체로서 삶의 질과 방향을 결정할 수 있도록 남녀평등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것은 전세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공통된 전략이며 과제이다. 남녀가 균등하게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거기에 따르는 혜택과 부담을 함께 나누는 것은 대의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한 좋은 방안이다.

공직에서의 여성 대표성을 볼 때 여성공무원은 상당히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1983년에는 지방공무원 총정원 10만5,906명 중 여성공무원은 1만3,500명으로 12.7%를 차지하고 있었다. 1990년에는 총 14만4,696명 중 14.0%인 2만189명으로, 1995년에는 총정원 18만5,071명 중 22.0%인 4만750명, 2000년에는 총정원 18만4,450명 중 26.4%인 4만9,219명으로 늘어났다.

그리고 2003년에는 총정원 19만1,949명 중 5만6,929명으로 29.7%를 차지하였다. 그러나 5급 이상의 관리직 여성공무원에서는 아직도 여성공무원이 차지하는 비율이 낮다. 1983년 1.3%에서 2003년 4.25%로 늘어났으나 아직도 적은 수에 지나지 않는다.

여성정치인(지방의회 의원) 비율은 더 낮다. 기초의회는 여성의원의 비율이 1991년 0.9%에서 1995년 1.6%, 1998년 1.6%, 2002년 2.2%로 꾸준히 늘어나고는 있으나 너무나도 적은 숫자이다.

그래도 광역의회는 전체의석의 10%를 비례대표로 선출하고 이 비례대표에 여성후보를 많이 공천함으로써 기초의회보다는 여성의원이 비율이 높다.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기 전인 1991년에는 기초의회와 마찬가지로 0.9%에 지나지 않았으나 1995년에 5.8%, 1998년에 5.9%로 늘어났고, 2002년에는 9.2%로 늘어났다. 그래서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 제고는 늘 중요한 정치개혁 과제의 하나였다.

정개협 제안 국회가 수용을

국회의장 자문기구인 정치개혁협의회는 지방정치에 여성참여 비율을 높이는 방안을 제안했다. 정개협에서 공식적으로 제안하지는 않았지만 모든 기초의회의 구성이 남녀 동등하게 될 남녀동반선출제도도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국회는 정개협의 제안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을 늘리는 시늉만 내고 말았다. 6월 국회에 대해 실망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손혁재 참여연대 운영위원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