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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하는 동영상 불법 다운로드

입력
2005.06.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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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4월, 정상급 메탈 밴드인 ‘메탈리카’는 무료 음악 다운로드 서비스의 대명사인 ‘냅스터’에서 자신들의 음악을 다운받은 회원 33만5,435명을 상대로 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검토했다.

뒤에 소송은 포기했지만 무료 다운로드로 인한 피해 액수가 1,000만 달러에 달한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었다. 반면 당시 신진 밴드인 ‘림프 비즈킷’은 “팬들이 냅스터를 원한다면 우리도 따를 것”이라며 아예 자신들의 음악을 MP3 파일로 인터넷에 퍼뜨리기까지 했다.

힙합 밴드인 ‘퍼블릭 에너미’는 “라디오가 처음 나왔을 때도 비슷한 걱정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음반 판매에 더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음반 등 오프라인 음악시장은 주저앉기 시작했고, 세계 음반업계 2위인 소니와 5위인 BMG는 시장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지난해 대규모 구조조정 후 합병했다. 온라인은 불법 다운로드 음악이 점령했다.

요즘은 할리우드 영화업계에 비슷한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1~2년 전만 해도 할리우드는 음반업계에 비해 느긋했다. 동영상파일은 음악파일의 최소 100배 이상의 크기이기 때문에 P2P(peer to peerㆍ개인 대 개인) 프로그램을 통해 다운로드 받거나 공유하기가 쉽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에 초고속인터넷이 보편화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영화 한 편을 고화질 동영상 파일로 다운받는 데 수십 분밖에 걸리지 않게 되면서, 인터넷 이용자들의 공짜 파일 사냥은 음악에서 영화로 확대되고 있다.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2003년 말 한달 평균 1,000만 건에 불과했던 영화 다운로드는 올들어 한달 평균 5,000만 건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급증했다.

지난 달 개봉한 화제작 ‘스타워즈 에피소드 3 : 시스의 복수’는 개봉되기 전부터 불법 복제 동영상 파일이 인터넷에 새나왔다. 개봉 직후에도 한 주 동안 41만9,623건의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하며, 다운로드 영화 상위 1위를 차지했다.

공짜 동영상파일 공유가 손쉬워지면서 구하려고 마음만 먹으면 구하지 못할 영화도 없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3’ 동영상 파일 유포로 미 연방정부에 의해 폐쇄당한 파일공유 사이트 ‘엘리트 토런츠’는 13만 명 회원들이 1만8,000여 편 영화 파일을 제공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는 인기 TV 시리즈는 물론 1970년대 맥도널드의 직원 훈련용 비디오까지 구할 수 있었다.

할리우드는 공짜 불법 다운로드 파일로 2003년 343억 달러를 정점으로 미국 내 영화산업이 위축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재 영화 입장료 매출의 2.6~3배 규모로 성장한 DVD 시장도 올해부터는 하향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된다.

입장료 매출과 거의 동등한 수준인 TV 방영권과 게임 등 재가공 분야도 절반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고화질 동영상의 손쉬운 다운로드와 대형 TV 보급이 겹치면서 극장 사업에도 피해가 갈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를 타깃으로 하는 할리우드의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국제 지적재산권 동맹(IIPA)는 2월 영화, 게임 등으로 인한 전세계의 피해액 250억~300억 달러 중 상당부분을 미국업체가 떠안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 중 전세계의 영화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할리우드가 최대 피해자가 된다.

음반업계와 보조를 맞춰 할리우드의 주요 메이저 영화사들도 다운로드 업계에 대한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문제는 기술의 발달로 인터넷 인프라가 개선될수록 이런 추세는 점점 확산될 수밖에 없다는 것.

5월 현재 미국 내 P2P 프로그램의 파일공유 사례 중 영화 등 동영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11.9%이다. 한국의 경우는 35%였다. 젊은 층일수록 공짜 불법 다운로드라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는 것도 미래 전망을 어둡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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