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국내 한 제조업체 임원은 중국 하이난성에서 온 팩스 한 장을 받았다. 주문 계약을 할 테니 샘플을 갖고 방문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중국으로 건너가 약속 장소에서 회사 직원을 빙자한 중국인 10여명과 만났고, 이들은 비싼 술과 음식을 마구 주문했다. 이후 이 중국 기업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시간만 끌고 계약을 하지 않고 있다.
최근 한국 기업들을 상대로 한 중국 바이어들의 사기가 잇따르고 있다. 29일 KOTRA 홍콩 무역관에 따르면 중국 바이어의 사기는 주로 세가지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우선 무작위로 한국 업체에 팩스를 보낸 뒤 계약을 재촉하면서 직접 방문을 요구한다. 한국의 B사도 최근 중국 바이어로부터 300만 달러 이상의 주문 계약을 할 테니 중국을 방문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러나 확인 결과 이 회사는 유령회사였다.
이들은 또 그럴 듯한 홍콩 소재 은행의 보증서를 첨부한다. 홍콩에는 전 세계 211개 은행과 1,295개의 영업소가 진출해 있어 사기 업체들이 이름은 비슷하지만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외국계 은행의 보증서를 만들기 쉽다. 또 존재한다 해도 회사 설립 및 폐업이 용이한 홍콩의 특성을 교묘하게 활용한 다.
이들은 또 국내 기업인이 방문하면 비싼 음식과 술대접은 물론 선물과 용돈 등을 요구한다. KOTRA 관계자는 “지나치게 계약을 서두르거나 적극적인 경우 일단 사기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며 “대사관이나 무역관과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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