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삼성물산 등 삼성계열 3사는 현행 공정거래법의 위헌성 여부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했다고 29일 공시했다. 재벌그룹 계열사가 기업규제관련 법규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한 것은 처음으로, 더욱이 최정상의 삼성 계열사라는 점에서 정부와 재계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삼성측이 문제삼은 부분은 공정거래법상 계열금융회사의 의결권 제한 관련 규정이다.
재벌소속 금융회사들이 계열사 주식을 보유할 경우 종전엔 30%까지 의결권행사를 허용했으나, 지난 4월1일 발효된 개정 공정거래법은 의결권행사 한도를 매년 5%씩 낮춰 최종적으론 15%까지만 인정하고 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현재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같은 의결권행사 제한으로 결국 삼성전자가 적대적 인수합병(M&A) 위험에 노출됐다고 주장하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삼성물산은 금융계열사 의결권행사 제한으로 보유중인 삼성전자 주식가치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헌법소원에 합류했다.
삼성 관계자는 “공정거래법 개정논의 당시부터 의결권제한이 헌법정신에 위배된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삼성전자 경영권 방어를 위해 불가피하게 헌법소원을 낼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성철 기자 sc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