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27억원인 초호화 오피스텔 거주자가 종합부동산세를 한푼도 내지 않을 수 있다는 허점이 제기돼 세무당국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29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동 오피스텔 ‘부띠크 모나코’ 90평형 분양가는 27억원에 달하지만, ‘비주거용’으로 신고할 경우 종부세 부과가 어려운 것으로 지적됐다. 종부세는 보유주택 기준시가가 9억원 이상인 경우에만 부과되는데, 비주거용 오피스텔의 경우 종부세 부과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주거용과 비주거용 등 용도에 따라 세금이 달라지는 오피스텔 과세체계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재산세의 경우 주거용 오피스텔은 올해부터 기준시가에 따라 세금이 부과되지만, 비주거용은 상가처럼 건물과 토지분 별도 과표에 따라 세금이 산정된 뒤 합산 과세된다.
기준시가에 따른 과세는 건물과 토지분 별도 과세 후 합산하는 경우보다 세금이 많아지는 게 보통이다. 오피스텔의 양도세나 취득ㆍ등록세도 주거용이나 비주거용이냐에 따라 세금이 크게 달라진다.
문제는 주거용과 비주거용을 명확히 구분하기가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다. 납세자가 실제 용도와는 무관하게 세금이 적게 나오는 방향으로 신고해도, 전국 25만실에 달하는 오피스텔의 용도를 일일이 검증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국세청 관계자는 “최근 이 문제에 대해 행정자치부와 논의가 이뤄졌으며, 행자부에서 다음달 재산세 과세 때부터 철저한 검증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국세청은 행자부 과세자료를 바탕으로 추가 검증작업을 통해 종합부동산세 과세에 나설 방침인 만큼 터무니없는 면세 사례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화가 등 예술인들이 오피스텔을 작업장으로 활용하면서 동시에 숙식을 해결할 경우, 이를 어떤 용도로 분류해야 할지 여간 애매하지가 않다”며 “차제에 모호한 오피스텔 과세 기준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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