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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Issue/ 급증하는 동영상 불법 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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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Issue/ 급증하는 동영상 불법 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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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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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반업계처럼 당하나" 악몽 시달리는 할리우드

2000년 4월, 정상급 메탈 밴드인 ‘메탈리카’는 무료 음악 다운로드 서비스의 대명사인 ‘냅스터’에서 자신들의 음악을 다운받은 회원 33만5,435명을 상대로 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검토했다.

뒤에 소송은 포기했지만 무료 다운로드로 인한 피해 액수가 1,000만 달러에 달한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었다. 반면 당시 신진 밴드인 ‘림프 비스킷’은 “팬들이 냅스터를 원한다면 우리도 따를 것”이라며 아예 자신들의 음악을 MP3 파일로 인터넷에 퍼뜨리기까지 했다.

힙합 밴드인 ‘퍼블릭 에너미’는 “라디오가 처음 나왔을 때도 비슷한 걱정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음반 판매에 더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음반 등 오프라인 음악시장은 주저앉기 시작했고, 세계 음반업계 2위인 소니와 5위인 BMG는 시장 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지난해 대규모 구조조정 후 합병했다. 온라인은 불법 다운로드 음악이 점령했다.

요즘은 할리우드 영화업계에 비슷한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1~2년 전만 해도 할리우드는 음반업계에 비해 느긋했다. 동영상파일은 음악파일의 최소 100배 이상의 크기이기 때문에 P2P(peer to peerㆍ개인 대 개인) 프로그램을 통해 다운로드 받거나 공유하기가 쉽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에 초고속인터넷이 보편화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영화 한 편을 고화질 동영상 파일로 다운받는 데 수십 분밖에 걸리지 않게 되면서, 인터넷 이용자들의 공짜 파일 사냥은 음악에서 영화로 확대되고 있다.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2003년 말 1,000만 건에 불과했던 영화 다운로드는 2005년 초 5,000만 건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급증했다.

지난 달 개봉한 화제작 ‘스타워즈 에피소드 3 : 시즈의 복수’는 개봉되기 전부터 불법 복제 동영상 파일이 인터넷에 새나왔다. 개봉 직후에도 한 주 동안 41만9,623건의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하며, 다운로드 영화 상위 1위를 차지했다.

공짜 동영상파일 공유가 손쉬워지면서 구하려고 마음만 먹으면 구하지 못할 영화도 없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3’ 동영상 파일 유포로 미 연방정부에 의해 폐쇄당한 파일공유 사이트 ‘엘리트 토런츠’는 13만 명 회원들이 1만8,000여 편 영화 파일을 제공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는 인기 TV 시리즈는 물론 1970년대 맥도널드의 직원 훈련용 비디오까지 구할 수 있었다.

할리우드는 공짜 불법 복제파일이 더욱 판칠수록 DVD 판매 등에서 타격이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영화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영화 입장료 매출의 2.6~3배 규모로 성장한 DVD 시장이 올해부터는 하향곡선을 그릴 것으로 점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고화질 동영상의 손쉬운 다운로드와 대형 TV 보급이 겹치면서 극장 사업에도 피해가 갈 것으로 예상한다.

세계를 타깃으로 하는 할리우드의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불법 복제와 다운로드가 극성을 부리는 한국과 중국 등에서는 미국보다 피해가 훨씬 크기 때문이다.

음반업계와 보조를 맞춰 할리우드의 주요 메이저 영화사들도 다운로드 업계에 대한 법적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문제는 기술의 발달로 인터넷 인프라가 개선될수록 이런 추세는 점점 확산될 수밖에 없다는 것.

5월 현재 미국 내 P2P 프로그램의 파일공유 사례 중 영화 등 동영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11.9%이다. 한국의 경우는 35%였다. 젊은 층일수록 공짜 불법 다운로드라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는 것도 미래 전망을 어둡게 한다.

홍석우기자 musehong@hk.co.kr

■ 동영상 불법 다운로드 한국은 어떻나

영화 등 동영상 파일의 불법 다운로드가 영화산업을 갉아먹는다는 것은 한국에서 여실히 입증되고 있다.

‘태극기 휘날리며’는 영화관에서 1,0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는데 성공했지만, 불법 다운로드를 받아 본 이들도 4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한국영화산업협회는 추정하고 있다.

불법 다운로드를 받는 사람들이 영화관을 다시 찾는 것도 아니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인터넷에서 다운로드해 본 영화를 다시 극장에 가서 관람하는 경우는 22.4%에 불과했다.

이 같은 불법 동영상의 유포로 지난해 한국 영화업계가 입은 피해액은 약 1,5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연간 한국영화 전체 제작비의 50%, 매출액의 15% 수준이다. 영화 불법 다운로드 경험률은 38.3%로 2003년에 비해 11% 포인트 늘어난 수치. 올해는 5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등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특히 18~34세에서 증가 폭이 크다.

한국은 초고속인터넷 보급률이 78%인 세계 1위의 인터넷 국가이다. 15~20분 안에 고화질 영화 한 편을 다운받을 수 있다. 더욱이 저작권 보호에 대한 인식도 약해, 각종 P2P 사이트에는 “불법 자료를 유통시키지 말자”는 문구가 올라 있지만 유명무실하다.

미디어뱀프, 브이쉐어, 프르나 등의 P2P 사이트에서는 시중 비디오대여점에서 구하기 힘든 옛 영화는 물론이고 국내 미개봉 최신작까지 한글자막과 함께 손쉽게 구할 수 있다. 수 백 편의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미국의 인기 드라마 시리즈를 구하는 것도 어렵지 않은 일이다.

네티즌들은 “정품 DVD는 개봉에서 출시까지 몇 달이 걸리기 때문에 개봉 직후 바로 나오는 불법 복제판에 비해 경쟁력이 없다”고 주장한다. 한국의 DVD시장은 2004년 극장 매출의 4분의 1까지 성장하는데 그치고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홍석우기자

■ 美영화계 반응

‘스타워즈 에피소드 3’는 5월 19일 미국과 중국에서 동시 개봉했다. ‘불법복제의 천국’인 중국에 시차를 두고 개봉할 경우 해적판의 범람이 불 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중국의 거리에는 개봉 사흘 만에 ‘스타워즈 에피소드 3’ 불법 복제 DVD가 등장했다. 해적판의 가격은 10~20위안 정도로, 영화관 입장료 50위안(약6500원)의 10~20% 정도이다. 미국영화산업협회(MPAA)가 이같은 현실을 문제 삼으며 중국을 지적재산권 침해로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중국의 불법복제 문제는 미중 통상에 갈등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할리우드 영화업계는 현재 불법복제와 무료 다운로드와 전방위 전쟁을 치르고 있다. 우선은 법적 대응이다.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사들과 MPAA는 그록스터와 모피어스 등 P2P 서비스 업체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27일 연방대법원은 “P2P 업체들에게 서비스 이용자들의 저작권 침해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판결, 할리우드에 힘을 실어주었다. ‘비트토런트’ 등 동영상 파일 공유업체를 상대로도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할리우드는 정치권에도 로비를 펼치고 있다. 영화업계의 문제 제기로 미 하원은 4월 인터넷에서 영화를 불법 배포한 사람을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는 저작권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휴대용 동영상기기(PMP) 시장을 선도하는 소니, 애플 등과도 불법 복제와 다운로드를 하지 못하게 파일 유통 보안을 강화하는 방안을 협의하기도 했다.

가장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은 유료화다. 음반시장이 무료 음악서비스로 공멸에 이른 선례를 발판 삼아 인터넷 동영상 유통도 유료화로 분위기를 몰아가는 것이다.

유료화한 냅스터나 리얼네트웍스 등이 무료 음악서비스와 더불어 인기 음악 사이트 10위권에 오를 정도로, 유료 음악 다운로드 서비스는 안정궤도에 올랐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NPD는 애플사의 온라인음악스토어 ‘아이튠스’를 3월 한달간 170만 가정에서 이용한 것으로 집계했다. 그러나 이 는 전체 미국 가정의 4% 정도로 아직까지는 불법 다운로드가 대세다.

홍석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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