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제학자와 최고경영자(CEO) 10명 중 7명은 ‘정부 정책의 비일관성과 아마추어리즘’이 우리 경제의 저상장을 초래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10명 중 8명은 올해 성장률이 4%에도 못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29일 세계경영연구원(이사장 전성철)이 국내 경제학자 24명과 최고경영자(CEO) 29명 등 5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최근 우리 경제 저성장의 원인에 대해 응답자의 69.8%가 ‘정책의 비일관성과 아마추어리즘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고유가 등 대외환경 악화(13.2%), 정치불안과 리더십 부재(9.4%), 분배위주 정책(5.7%) 등은 그 뒤를 이었다.
최근 정부가 내놓은 정책 가운데 경제성장에 오히려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는 응답자의 43.3%가 ‘부동산투기 억제책’을 꼽았다. 그 다음으로는 국가균형발전계획(35.8%), 종합투자계획(15.1%), 자영업자대책(3.8%) 등의 순이었다.
올해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에 대해서는 83.0%(44명)가 4%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이중 22.6%는 2%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고 41.5%는 3%대 초반, 18.7%는 3%대 후반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4%대 초반으로 전망한 응답자는 17.0%였고 4%대 후반은 한 명도 없었다.
내수 회복 시점으로는 ‘내후년 이후’가 37.7%로 가장 많았고 ‘내년 하반기’가 22.6%, ‘내년 상반기’가 20.7%를 기록했다. ‘올해 하반기’는 18.9%에 불과했다.
일본식 장기불황 가능성에 대해서도 32.1%는 ‘매우 낮다’ 또는 ‘낮다’고 답했지만 이보다 훨씬 많은 50.9%가 ‘이전에 비해 높아졌다’고 답했고 17.0%는 ‘매우 높다’고 우려했다.
저성장 국면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장 시급한 대책으로는 기업규제완화(56.6%), 경제 양극화 해소(17.0%), 감세정책(15.1%), 재정투자확대(9.4%) 순으로 해결책이 제시됐다. 부동산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대책으로는 ‘부동산 보유세 강화‘(15.1%) 등 규제 일변도의 정책보다는 ‘임대주택 등 주택공급 확대’(28.3%)와 ‘신도시 등 강남 대체도시 개발’(26.4%) 등 시장원리에 부합하는 정책이 더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콜금리 조정에 대해선 ‘현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가 60.4%로 가장 많았고, ‘이른 시일 내에 올려야 한다’와 ‘조금 내려야 한다’는 각각 32.1%와 7.5%였다. 단기부양책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필요하다’(45.3%), ‘피해야 한다’(37.7%), ‘절대 사용해선 안 된다’(11.3%), ‘반드시 필요하다’(5.7%) 등 의견이 엇갈렸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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