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10년을 맞은 경북도는 지방자치의 초석을 다지고 지역경제 활성화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자평속에 3년전 공약은 물론 10년전 공약조차 공염불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의근 지사가 95년 7월 초대 민선도지사로 취임후 지금까지 대민행정서비스와 지역경제 체질을 개선하고 이전까지는 개념조차 없었던 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개최, 경북을 대표하는 문화상품으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지난 한해동안 전국 수출의 14%인 340억달러를 달성했고 전국 최초로 투자기업에 대해 현금보상을 해 주는 캐쉬그랜트제 실시등으로 17건 7억달러의 외자를 유치하는등 96년부터 지난해말까지 206건 48억달러의 외자를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98년 처음 개최한 문화엑스포는 2003년까지 3차례 열면서 문화경북의 기반을 다졌고 내년에는 세계7대불가사의의 하나인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유적지에서 개최를 추진하는등 문화상품 수출에까지 이르고 있다.
세계화의 물결속에 한 중 일 북한등 40개 도시가 참여하는 동북아자치단체연합을 주도적으로 구성해 지난해 상설사무국을 유치하는등 활발한 국제교류활동도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외형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이지사는 민선1기부터 공언해온 거창한 공약사항들이 흐지부지되거나 껍데기만 남았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95, 98년 연속 주요공약으로 내세운 도청이전은 완전 물건너갔다. 유치를 희망하는 기초단체를 지나치게 의식하며 세월을 보내다가 사실상 포기하고 지금은 대구시와 경북도의 통합론을 지지하는 형국이다.
이바람에 경북지역은 포항 구미등 일부를 제외하면 갈수록 낙후하고 있고 대구시에 있는 경북도청사도 건물 노후화와 공간부족으로 업무효율성이 떨어지고 있지만 공식적으로 도청이전 불가를 선언하지 않아 신축은 엄두도 못내고 있다. 북구 산격동 경북도행정타운내에 입주한 경북경찰청등 다른 기관이 사용중인 일부 건물들은 습기로 여름철에는 벌레가 나오고 전의경들은 가건물에서 숙식을 해결할 정도다. 두차례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공약이었던 도청이전은 2002년 선거에서는 아예 빼버렸다.
경북을 환동해권물류중심지로 육성하겠다는 공약도 지난해말 대구-포항 고속도로가 개통하고 포항신항만 공사도 본격화하고 있지만 부산신항등 경쟁항만의 시설확대로 포항신항 규모가 축소됐고 완공되더라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대표적인 성과로 평가하는 동북아자치단체연합도 마찬가지.
96년부터 공을 들여온 동북아자치단체 연합은 상설사무국 유치등 외형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경제통상확대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회원단체인 일본 시마네현이 독도영유권 주장을 하고 나서면서 오히려 짐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구지하철의 경북 연장도 중앙정부만 쳐다보고 있는 형편이다.
이지사의 강력한 건의로 시작한 개발촉진지구 사업은 민자유치 부진으로 사실상 중단상태나 마찬가지다.
96년부터 2007년까지 12년간 국ㆍ지방비 1조4,000억원과 민자 3조3,000억원등 4조7,000억원을 들여 경북 북부지역 11개 시군을 한국의 알프스로 만든다는 계획이지만 지금까지 총 8,132억원 투자에 그치고 있다.
이모(50ㆍ경북 영주시)씨는 “정치라는게 원래 과장이 심하다지만 경북도가 거창하게 벌여온 개촉지구사업이나 유교문화권개발사업이 아직까지 표가 나지 않는다”며 “내년 선거에서는 정말 터무니 없는 공약을 하는 사람은 절대 찍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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