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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시골학교 '과학전람회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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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시골학교 '과학전람회 반란'

입력
2005.06.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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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벗삼아 과학탐구 활동을 하기엔 시골학교가 더 좋죠.”

바닷가의 시골 초등학교가 충남과학전람회를 휩쓸어 주목을 받고 있다.

화제의 학교는 충남 보령시 주교면 송학리 송학초등학교(교장 이종권). 한 학년에 10여명씩, 전교생이 67명에 불과하고 교사도 8명 뿐인 아주 작은 학교다.

하지만 이 학교는 최근 열린 제51회 충남과학전람회에서 특상 2개, 우수상 2개를 차지하며 초등학교 1개교에 주는 충남도교육감의 과학진흥우수학교 표창을 받았다.

몇 배나 더 큰 규모의 도시학교들을 제치고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렸지만 정작 송학초등학교에는 그 흔한 과학탐구반이 없다. 왜냐하면 전교생이 1년 내내 과학탐구를 생활화했기 때문이다.

이 학교는 교정 곳곳에 장수풍뎅이, 사슴벌레, 딱정벌레 등 ‘애완곤충’ 10여 종의 한살이 과정을 탐구할 수 있는 다양한 사육공간을 갖추고 있다. 처음에는 교사와 학생들이 뒷산에서 몇 마리씩 채집해 사육하던 것이 사육기술이 늘며 급격히 번식해 이제는 일반에 애완용으로 무상 분양하기도 한다. 장수풍뎅이의 경우 한번에 30~40개의 알을 낳는 게 보통인데 이 학교에서는 5배가 넘는 198개까지 알을 낳았다. 이 소식을 듣고 충북의 장수풍뎅이연구회에서 직접 방문해 학생과 교사들로부터 한 수 배워갔고, 보령시 농업기술센터에서는 300만원의 기술육성 지원금을 제공했다.

송학초등학교가 특성화시킨 또 하나의 분야는 멸종위기식물 생태탐구. 학교의 비닐하우스와 연못에는 금강초롱, 해오라비난초, 순채 등 우리나라의 희귀식물이 가득 차 있다. 학생들은 등교하면 곤충 사육실이나 비닐하우스로 먼저 달려가 밤새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살핀다. 학원이 없는 시골이다보니 방과 후에도 학생들은 학교에서 오후 늦게까지 곤충과 식물을 친구 삼아 논다.

이번 과학전람회에는 6학년 학생 12명 중 8명이 참가해 농수산부문의 ‘해오라비난초는 어떤 환경에서 잘 자랄까?’(차유호, 임용빈 지도교사 박은숙), 식물부문의 ‘식물의 기공은 자라면서 어떻게 변할까?’(김장성, 신진혁 지도교사 이은주)란 연구로 특상을 수상했다. 또 농수산부문의 ‘고추의 매운 맛 탐구’와 물리부문의 ‘비눗방울의 움직임 탐구’도 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참가한 4팀 전원이 수상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 가운데 식물기공 연구는 전국과학전람회에 진출했다.

송학초등학교가 이런 성과를 거둔 데에는 교사들의 힘이 컸다. 교사들은 방과 후는 물론 주말과 공휴일에도 학교에 나와 시골이라 마땅히 갈 곳이 없는 학생들의 과학탐구 활동을 적극 지원했다. 특히 지난해 9월 부임한 박승규 교감의 역할이 컸다. 평교사 시절 학생들을 이끌고 전국과학전람회에 참가, 대상을 수상한 경험이 있는 박 교감은 학생들에게 과학탐구 결과를 전교생 앞에서 발표하도록 시키고 있다.

“학생들에게 과학영재로서의 자신감과 도전정신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교사의 관심과 노력에 따라 시골학교가 도시학교보다 더 경쟁력을 갖출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박 교감은 “앞으로 과학전람회에서는 송학초등학교를 모두가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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