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 소녀에게 손에 잡힐 듯한 메이저대회 우승의 중압감이 너무 버거웠던 것일까. 3라운드까지 공동선두에 올랐던 미셀 위(한국명 위성미)가 마지막 4라운드에서 10오버파 82타로 무너졌다.
3라운드까지 없던 더블 보기를 3개나 범했고 50cm 버디퍼트를 놓치는 어처구니없는 실수도 범해 수많은 갤러리들의 탄식이 이어졌다. 전날 “어떤 일이 벌어질 지 모르는 게 골프”라고 했던 그의 한마디가 이날을 예감한 것이었을까.
다소 맞바람이 부는 1번홀에서 5번 아이언을 들고 친 티샷이 좌측 러프로 빠지면서 결국 더블 보기로 막은 미셀 위는 좀처럼 난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홀 컵에서 50cm 떨어진 곳에 세컨드 샷을 붙인 파4 7번홀에서 버디를 놓치면서 “어이쿠(Oh My Gosh)”라는 말이 튀어나올 만큼 평정을 잃었다.
8번홀 보기에 이어 9번홀 더블보기로 여파가 이어졌으며 전반만 무려 7타를 까먹고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82타는 이날 경기를 펼친 63명의 플레이어 중 아래에서 두번째로 높은 스코어로 ‘무너진 미셀 위’를 잘 보여주고 있다.
“어려웠다는 말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경기였다”고 말한 미셀 위는 그럼에도 “다음 대회에서는 더 나아질 것”이라며 긍정적인 태도는 잃지는 않았다. 스윙코치 데이비드 리드베터는 “오늘 많은 것을 배웠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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