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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發 국제유가 비상 우려

입력
2005.06.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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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48) 이란 대통령 당선자가 석유시장 개방정책에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힘에 따라 국제유가에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27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된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이란 석유정책의 불확실성이 악재로 작용하면서 한때 배럴당 60달러 선을 돌파했다.

이란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석유ㆍ가스 매장량을 갖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제2위의 원유 생산국으로서 하루 374만 배럴을 생산하고 있다.

아흐마디네자드는 26일 첫 기자회견에서 “나의 목표는 국내산업의 발전”이라며 “석유산업을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 외국기업보다 국내기업에 우선권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1995년 이래 150억 달러의 외국투자를 유치한 석유시장 개방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수정을 의미하는 것이다. 아랍계 알 자지라 방송은 “이란이 석유정책을 바꿨다”며 “이란 석유산업의 대변화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이란의 변화로 국제 유가안정에 비상이 걸릴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원유생산 시설이 낙후된 이란에서 해외투자와 그에 동반하는 기술지원이 없으면 원유생산에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국제유가는 OPEC이 다음달부터 산유량을 50만 배럴을 늘려 하루 2,800만 배럴을 생산키로 합의했음에도 불구, 수요 급증ㆍ공급 한계라는 근본적인 수급차질 문제에 봉착해 배럴당 100달러 돌파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비잔 잔가네흐 석유장관과 호세인 카젬푸르아르델비리 OPEC 이란 대표 등의 교체설도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들은 대선에서 공개적으로 아크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70) 후보를 지지한 바 있다. 아흐마디네자드는 선거유세 중 국영석유공사(NIOC) 등 석유업계를 ‘마피아’로 비유하며 일부에 편중돼 있는 석유의 부(富)를 공평하게 분배해 빈부격차를 해소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최고 종교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석유시장 개방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쉽게 석유정책이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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