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8년 만에 세계양궁선수권대회 전 종목을 석권, 다시 한번 세계 최강임을 입증했다.
한국양궁대표팀은 26일 밤(한국시각) 스페인 마드리드 외곽 클럽 데 캄포 경기장에서 열린 제43회 세계양궁선수권대회 남녀 단체 결승전(리커브)에서 모두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로써 전날 남녀 개인전을 싹쓸이한 한국은 1997년 제39회 캐나다대회 이후 8년 만에 4개 전 종목을 우승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아테네올림픽 개인전 은메달리스트 이성진(전북도청)과 바르셀로나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정재헌(아이앤아이)은 각 2관왕의 영광을 안았고, 개인전 금 은 동을 모두 휩쓴 여자대표팀은 대회 여자개인전 5연패를 달성했다.
윤미진(경희대)-이성진-박성현(전북도청)-이특영(광주체고)을 주축으로 한 여자대표팀은 결승전 초반부터 우크라이나를 압도했다. 대표팀은 첫 엔드에서 82-76으로 앞선 뒤 2엔드에서 167-155로 점수차를 벌려 사실상 금메달을 확정지었다.
이어 벌어진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도 최원종(예천군청)-정재헌-박경모(인천계양구청)-한승훈(제일은행)으로 팀을 이룬 남자 대표팀이 처음으로 결승에 오른 인도를 244-232로 가볍게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엔드에서 81-75로 앞선 한국은 2엔드 중반 잠시 주춤했지만 마지막 엔드에서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가며 점수차를 벌려 최종 1발을 남기고 234-232로 앞서 우승을 확정지었다.
한편 전날 열린 남녀 개인전 결승에서는 이성진과 정재헌이 각각 이특영과 일본의 모리야 류이치를 제치고 생애 첫 국제대회 금메달을 차지했다.
아테네올림픽 이후 슬럼프에 빠져 5월 열린 코리아국제양궁대회에서 8강 진출에 실패하는 등 하향세를 보였던 이성진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 그 동안의 부진을 털어냈다. 2관왕의 영광을 안은 이성진은 “아테네 올림픽 이후 어려움을 많이 겪었는데 이번 대회를 통해 만회가 됐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정재헌도 “정말 기쁘다. 이런 날이 올 줄은 생각도 못했다”며 “노장이지만 체력만 된다면 40세까지 선수생활을 해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마드리드=박희정 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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