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의 잇단 ‘바이 아메리카’로 미국이 긴장한 가운데 뉴욕타임스는 25일 자동차 부문에서 중국의 부상을 ‘중국발 다음번 파동’이란 제목으로 보도했다.
NYT 는 ‘메이드 인 차이나’가 서방 자동차시장을 석권할 것이라면서 “중국은 더 이상 세계 최대 자동차 소비시장이 아니라 생산거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24일 중국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의 한 부두에선 혼다 중국공장에서 생산된 소형 승용차 재즈(일본명 피트) 150대가 선적돼 독일로 수출됐다. 선진국 자동차 시장에 중국산 자동차가 대규모로 수출된 것은 재즈가 처음이다. 재즈는 유럽 전역에서 일본산 피트와 동일 가격대로 올해 1만대, 2010년까지 5만매가 판매될 전망이다.
혼다 이외의 메이커들도 중국을 소비시장이 아니라 글로벌 생산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제너럴 모터스(GM) 포드 도요타 등이 현지 공장을 짓고 있고, 다임러크라이슬러는 4월에 북미시장 공략을 위해 베이징 인근에 약 12억 달러를 투입, 소형차 생산공장 건설키로 결정했다. 다국적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중국산 자동차의 본국 수입(역수출) 방침을 공개한 것이다.
자동차 제조에서 중국의 매력은 역시 저임금이다. 미국 자동차노조연맹 UAW 등은 수십분의 1에 불과한 월 50~100달러의 중국 노동자와 경쟁할 수 없다고 인정했다. 순수 중국기업 치루이, 화천, 위통 등은 저가를 무기로 쿠바 이란 이집트에 버스 승용차 등을 자사 브랜드로 수출하고 있다.
중국산 자동차의 단점이던 품질도 급속히 개선되고 있다. 혼다의 한 관계자는 “중국산은 일본산보다 질에서 약간 떨어지나 그 차이는 매우 좁다”면서 재즈와 피트를 호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시장이 생산과잉인 상태에서 메이커들의 중국 진출은 부메랑 효과를 낳을 전망이다. 반대하는 노조의 눈치를 보았던 다국적 기업들이 이제는 생존을 위해 중국산 자동차를 세계시장에 범람시키고 역수출마저 서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타임스는 “장차 중국산 자동차가 서방 자동차 공장의 문을 닫게 만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포드와 GM은 중국에서 생산된 밴 1,000대와 소형차 2,000대를 필리핀 등 남아시아에 수출한 바 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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