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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 법무장관 내정 배경

입력
2005.06.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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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장관에 열린우리당 천정배 의원이 확실시되면서 노무현 대통령의 낙점 배경과 정치적 파장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노 대통령은 이미 21일 청와대로 천 의원을 불러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 의원은 자신의 내정설에 대해 “대통령을 가끔 만나는 만큼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게 아니다”고 말하면서도 “당에서 추천한다면 사시 기수나 선수로 봐서 내가 우선 고려되지 않겠느냐”고 강한 의지를 밝혔다. 한 고위여권 인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천 의원이 기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노 대통령이 천 의원을 법무장관으로 선택하려는 배경은 복합적이다. 무엇보다 천 의원을 앞세워 지지 부진한 검경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천 의원은 ‘미스터 법’으로 통할만큼 법률지식이 풍부한데다 여당 원내대표를 지낸 3선 중진으로 정치력도 녹록치 않은 점을 눈 여겨 본 듯하다. 천 의원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있었던 지난 2002년 국회의원으로는 유일하게 노 대통령을 민데다 참여정부 주류인 ‘천ㆍ신ㆍ정’의 핵심이기도 해 권력의 풍향에 민감한 법무부 수장에 적임자라는 평도 있다.

천 의원 카드에 우리당은 적극적이다. 법사위 소속인 우리당 최재천 의원은 “검찰개혁이라는 시대적 소명과 검경수사권 문제 등 법조전반의 개혁을 추진할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집권 후반기를 시작하는 지금 더 늦기 전에 검찰조직을 다잡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강하다. 사실 대선자금 수사, 17대 총선 선거법 위반 수사를 거치면서 검찰에 대한 여당의 불만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수준을 훨씬 넘는다.

노 대통령은 천 의원이 전남 목포 출신인 점도 고려하는 듯하다. 전남 여수 출신인 김종빈 검찰총장과 동향인 것을 놓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돌아선 호남민심을 달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반론이 압도한다. 특히 우리당의 전남 출신 의원들은 “한전을 차지한 광주와 달리 전남은 공공기관이전에서도 물먹어 민심이 흉흉하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천 의원이 법무장관에 기용될 경우 여권의 역학구도에도 의미심장한 변화가 있을 수 있다. 천 의원은 이해찬 총리, 정동영 통일 장관, 김근태 복지장관 등과 함께 내각에 입성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차기 후보군에 합류할 기회를 갖게 됐다. 한 중진은 “천 의원이 법무장관으로 검찰개혁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경우 대선주자군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그가 법무장관을 원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이동국기자 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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