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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재단·세계평화포럼·강원도 공동선언/ "DMZ를 평화와 생명의 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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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재단·세계평화포럼·강원도 공동선언/ "DMZ를 평화와 생명의 땅으로"

입력
2005.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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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저 물고기 쉬리 아니야?”

24일 오후 강원 양구군 해안면 후리에서 헌병 안내 차량을 쫓아 을지전망대 동쪽으로 15㎞ 정도 이동하니 인제군 서화면 서화리 비무장지대(DMZ) 바로 남쪽의 철책선에 닿았다.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 옆으로 흐르는 실개천에 쉬리와 열목어가 헤엄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버스 안이 갑자기 소란스러워지더니 하나 둘씩 마른 먼지가 뿌옇게 시야를 가리는 차창을 열고 탄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민간인통제구역으로 좀처럼 사람의 손이 닫지 않은 이곳이 광복ㆍ분단 60주년을 맞아 환경재단과 세계평화포럼, 강원도가 공동 개최한 ‘DMZ 평화생태 투어’ 참가자 100여명에게 그 속살을 드러냈다.

보통은 전망대에서만 DMZ를 관람할 수 있지만 이날은 전쟁의 상흔을 간직한 땅을 두 발로 직접 딛고 서 평화의 다짐을 되새길 수 있도록 최전방 철책선 앞까지 개방됐다.

이곳은 그간 생태도감에서나 볼 수 있던 동ㆍ식물들이 지천으로 깔려있었다. ‘지뢰선’이라는 표지가 붙은 철책선 밑으로 1급수에만 사는 쉬리 열목어 어름치 모래무치 갈겨니 등이 헤엄치고 있었고, 곰취 곤드레 왕쑥 등 야생초들도 곳곳에서 청신한 초록빛을 뽐내고 있었다. 한국전쟁의 포화로 새까만 숯으로 변했던 땅이라는 사실이 믿기질 않았다.

일부러 공원에 방사해 놓으면 그게 뉴스가 되는 고라니도 이곳에서는 쉽게 볼 수 있었다. 투어에 동행해준 최선혁(41) 중령은 “이곳에서 근무하다 보면 고라니뿐 아니라 멧돼지 산양 꿩 등이 뛰어다니는 모습을 자주 본다”며 “사람을 보아도 피하지 않는 동물들과 섞여 지내다 보면 나도 자연의 일부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최열 환경재단 상임이사와 김진선 강원도지사, 고건 전 총리 등 투어 참가자들은 이날 을지전망대에서 송화평까지 비포장군사작전도로를 따라 이동해 송화평 철책선 앞에서 한반도 평화와 DMZ 생태보전을 염원하는 ‘DMZ 60, 환경과 평화 강원도 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선언에서 ▦북한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전면적인 핵폐기 ▦6ㆍ15공동선언 실천 ▦남북교류협력 확대 ▦생태보전ㆍ복구 프로그램 마련 ▦DMZ 인류공원 및 평화공원화 등을 촉구했다.

강원도와 인제군은 2007년말까지 비무장지대인 강원 양구군 가전리 정고개 지구와 부연동 지구에 생태탐방로 생태공원 평화공원 등으로 구성된 평화생명동산을 세우기로 했다.

양구=이현정 기자 agada2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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