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은 이라크에서 승리하고 있는가’를 놓고 미국 정부 매파와 의회가 격돌했다.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23일 “한국전에 참가한 미군에게도 철수시한은 없었다”며 이라크 주둔 미군에 대해 철수시한을 정하라는 의원들의 요구를 일축했다.
럼스펠드는 이날 이라크에서의 군사전략에 관해 열린 상원 군사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 “전쟁에서 시한이라는 것은 예견할 수 없는 일”이라며 “미국이 이라크전에서 지고 있다는 것은 틀린 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에 두번째 배치된 펜실베이니아 출신의 한 육군 대위가 가족에게 보낸 이메일을 인용하며, “너무 지쳐있을 때는 내 몫 보다 많은 희생을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지만, 2차 대전이나 한국전 당시 군인들이 언제 귀향할지 모른 채 배치됐던 것을 생각하면 마음을 다잡게 된다”고 말했다.
청문회에 함께 출석한 리처드 마이어즈 합참의장은 “과업이 완수되기 전 떠나면 재앙을 부를 것”이라고 말했다.
딕 체니 부통령은 이날 CNN 방송과의 회견에서 이라크 내전이 ‘마지막 진통’을 겪고 있다는 자신의 평가를 옹호한 뒤 미국이 이라크에서 지고 있다는 지적은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의 군사위 간사인 칼 레빈 의원은 체니 부통령이 이라크 저항세력을 숨이 넘어가기 직전의 상황이라고 묘사한데 대해 “저항세력은 약화되지 않았다”고 공박하고, 부시 정부는 이라크 정부에 대해 이라크 헌법초안 마련 시한인 8월 15일에서 6개월을 더 연장해도 이를 지키지 못할 경우 미군 철수 시한을 정하는 것을 고려할 것이라는 점을 이라크 정부에 일깨워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19일 척 헤이글 공화당 상원의원은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와의 회견에서 정부가 설명하고 있는 이라크에서 진전상황은 “실재와 동떨어진 것”이라며 “미국은 이라크에서 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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