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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맥도널드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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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맥도널드 광고

입력
2005.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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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콜라와 함께 ‘양키문화’를 대표해온 맥도널드의 창업사는 194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M자형의 황금색 아치의 브랜드로 명성을 쌓기 시작한 것은 1955년 4월 믹서 세일즈맨이었던 레이 크록이 맥 형제와 공동경영하면서다. 그로부터 50년이 지난 지금 120여개국의 3만여 매장에서 매일 4,300만여명의 고객에게 연 1,000억개 이상의 햄버거를 판다.

이 사이에 패스트푸드 문화의 위력을 상징하는 맥월드, 저임금ㆍ저숙련 노동의 제조방식을 뜻하는 맥잡, 각국의 실질구매력을 비교하는 빅맥지수 등 수많은 조어도 만들어졌다.

■ 하지만 2000년대 들어 맥도널드는 자국에선 비만의 주범으로 집단소송의 대상이 되고, 해외에선 미국식 세계화의 첨병으로 지목돼 반미세력의 표적이 되어왔다. 양자는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이지만 뿌리에는 구매충동과 거부감을 동시에 갖게 하는 특유의 기발한 광고가 있다.

올 1월 연방순회항소법원이 “뉴욕 지방법원이 2003년 10대 소녀 2명이 ‘맥도널드의 광고에 속아 햄버거를 너무 많이 먹는 바람에 기형적 비만이 됐다’고 제기한 소송을 기각한 것은 잘못”이라고 원심을 파기, 패스트푸드의 위해성 논란이 재연된 것은 대표적 예다.

■ 맥도널드 광고가 최근 중국에서 엉뚱한 일을 냈다고 한다. 한 중국인 남자가 음반판매점 주인에게 무릎을 꿇고 값을 깎아달라고 애걸하다 거절 당한 후 ‘맥도널드는 365일 가격을 할인한다’는 목소리가 들리고 이어 그 남자가 매장에서 햄버거를 먹는 장면이 문제가 된 것이다.

즉각 “중국인을 모욕한 광고”라는 비난이 빗발쳤고 마침내 당국도 이 광고의 위법성을 조사키로 했다. 1999년 미국 공군이 유고 베오그라드 주재 중국대사관을 오폭했을 때 베이징 매장들이 일제히 습격당했던 악몽이 연상되는 험악한 분위기다.

■ 얼마 전까지 국내 TV를 탄 맥도널드의 가격할인 광고도 발랄함과 엽기성이 뒤섞여 논란이 될 수도 있었다. 3인 이상 탄 승용차는 남산터널 통행료가 면제된다는 점에 착안, 차를 타고 가던 젊은 여자 2명이 퇴근하는 샐러리맨을 유혹하듯이 태웠다가 요금소를 지난 다음 터널 안에 내려둔 채 달아나는 내용이다.

그러나 미군 차량에 의한 여중생 사망사건으로 반미감정이 고조된 이후 맥도널드가 주력해온 ‘한국화’ 컨셉 덕분인지, 오히려 두 여자의 신상에 대한 호기심이 더 많았다는 후문이다. 광고가 그래서 어려운 모양이다.

이유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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