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은 지금 바짝 말라 있다. 곧 이어 닥칠 장맛비를 죄 담으려는 듯. 그 계곡에 물이 콸콸거리면 물 위로 색색의 고무 보트들이 줄을 이을 것이다. 계곡은 지금 거친 물살에 맞서는 호연지기의 한판, 래프팅의 계절을 준비하고 있다. 모험과 스릴, 그리고 시원함으로 더위와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려주는 수상 레포츠다. 올 여름 가족과 함께 즐길 래프팅 명소 4곳을 소개한다.
♡ 강원 인제 내린천
인제의 내린천은 전국 최고의 급류 코스로 정평 높다. 그야말로 래프팅의 종가다. 좁은 강폭에 바위가 많아 물결이 요동친다. 낙폭이 적당해 일반인들이 스릴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급류와 평탄한 부분이 적절히 조화를 이뤄 싫증을 낼 겨를이 없다.
이 곳의 또 다른 장점은 물의 청정도. 진동 계곡, 미산 계곡 등의 청정수가 흘러 들어오는데다 주변에 축사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몇 안 되는 논도 하천과 멀찍이 떨어져 있어 오염 걱정이 없다. 한길 바닥이 보일 정도로, 맑은 물은 목 마를 때 그냥 떠먹어도 괜찮은 수질이다.
내설악과 점봉산 자락이니 주변의 풍광 또한 빼어나다. 하천 옆으로 도로가 나 있지만 물에서는 잘 보이지 않고, 집들도 구경하기 쉽지 않아 천연의 모습을 만끽할 수 있다.
래프팅 인기 코스는 원대교 - 고사리(7km), 하추리 - 원대교(8km), 궁동 - 하추리(6km) 등. 요동이 심한 내린천 코스 중 최고의 급류는 피아시. 원대교 - 고사리 구간의 중간 지점이다.
이 곳에 닿기 전에도 굵직굵직한 급류를 지나지만 피아시의 전주곡에 불과할 정도다. 백전노장 가이드들도 긴장을 늦추지 않는 곳이다. 송강카누학교(033-461-1659) 등 26개 업체가 운영중이며, 모두 375대의 보트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 강원 영월 동강
고요한 강물과 깎아지른 절벽, 그리고 간혹 보이는 오지 마을의 농가들. 동강의 아늑한 비경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강물을 따라 가는 래프팅이다. 동강 래프팅은 내린천에 비하면 새색시처럼 얌전하고 우아하다. 코스가 완만해 가족이 쉽게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래프팅의 종착지인 거운교 섭새 주변에는 수 많은 래프팅 업체와 민박집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동강에서 래프팅을 타는 구간은 정선 고성에서 영월 섭새까지 30여km 구간. 이중 진탄나루 - 섭새 코스를 가장 많이 찾는다.
진탄에서 출발한 보트는 문산 나루를 거쳐 개죽이 여울, 두꺼비 바위, 어라연, 된꼬까리, 만지 등을 거치는데 동강의 비경을 집약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
코스의 중간쯤 두꺼비 바위 양쪽으로 흐른 물줄기가 한 굽이 휘 돌아가면 동강 최고의 절경이라는 어라연(魚羅淵)이 나타난다. 상선암, 중선암, 하선암 등 3개의 거대한 바위 덩어리, 그 위로 굽어진 노송이 감흥을 더 한다.
어라연에 어질어질해진 정신을 깨우는 것이 곧 이어 나타나는 된꼬까리 여울이다. 뗏목이 꼬꾸라질 정도로 물살이 거칠어 붙여진 이름으로 정선의 노련한 떼꾼들조차 건너기를 두려워했다는 곳이다. 동강의 래프팅 업체는 태백산맥(033-375-5030) 등 67곳으로 총 676대를 운영한다.
♡ 강원 철원군 한탄강
한탕강은 북한의 평강에서 발원해 김화 철원 포천 연천을 지나 전곡에서 임진강과 합류해 서해로 빠지는 물줄기다. 일반 강과 달리 땅이 꺼져 만들어진 강으로 생김새가 남다르다.
주상절리의 협곡으로 이뤄진 덕에 강변의 아름다움이 단연 압권이다. 한탄강에서 래프팅을 타는 구간은 상류인 직탕폭포에서부터 승일교, 고석정, 순담을 거쳐 군탄교 까지다. 이중 순담에서 군탄까지 구간이 가장 많이 애용된다.
한탄강 래프팅은 큰 파도가 없어 아기자기한 편이다. 내린천이나 동강에 비해 유량이 부족하지만 비만 오면 그 수줍던 물살이 사나운 맹수로 돌변한다.
한탄강에서 꼽을 수 있는 급류의 포인트는 샘소와 미칠랑. 순단 - 군탄교 코스의 중간쯤에 있는 샘소는 여울이 100m가량 이어져 꿈틀댄다. 군탄교 직전의 미칠랑의 급류가 래프팅의 피날레를 장식한다. 백마레저(033-452-8294) 등 44곳의 업체가 모두 354대의 보트를 운영한다.
♡ 경남 산청군 경호강
지리산에서 흘러 내려오는 경호강은 말 그대로 거울같이 맑고 깨끗한 호수의 강. 주변에 빼어난 절경과 많은 역사 유적지를 아우르고 흐른다. 강폭이 넓고 큰 바위가 없는 경호강은 뱀이 구불구불 기어가는 것 같은 모습의 전형적인 사행천으로 영남 지역 래프팅 마니아들이 많이 찾는다.
급류와 평온한 구간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고 있다. 지리산 깊은 골의 맑은 물이 몸을 시원하게 한다면 첩첩의 연봉은 눈을 시원하게 한다.
산청군 생초면 수계정 맞은편 - 홍화원 일대 15km 남짓이 주 코스. 코스의 난이도에 따라 3단계로 나뉜다. 급류는 조산공원과 두부소 사이, 어천마을 못미친 수역, 잠수교와 홍화원 중간 지점 등 3곳이 가장 유명하다.
산청군내에는 28개 업체가 총 384대를 운영하고 있다. 그 중 사람과바다레저클럽(055-973-9977), 경호강래프팅(055-972-2002) 등이 규모가 크다.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래프팅, 번지 점프, 산악 자전거…. 인제 내린천으로 모험의 여행을 떠나보세요." 7월 1일부터 24일까지 내린천 수변 공원을 중심으로 '제 3회 하늘 내린 인제 레포츠 축제'를 여는 강원도 인제군이 더위에 찌든 마음을 유혹한다.
먼저 내린천 급류에서 ' 아시아 선수권 국제 슬라럼 대회'(1~3일)와 '전국 래프팅 카약 대회'가 함께 개막을 알린다(1~3일). 10일에는 인제읍 원대리의 원시림을 통과하는 '전국 산악 마라톤 대회'와 '패러글라이딩 대회'가 열린다.
합강정 번지 점프장에서는 17일 '코리아 번지 X게임'이 열리고 산악 마라톤, 내린천변 하이킹, 래프팅 등을 한 데 묶은 '모험 레저 3종 경기'는 23일 펼쳐진다. 24일 열리는 '내린천 걷기 대회'는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일반인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마련돼 휴가철 가족 단위 나들이객들에게 손짓한다. 래프팅과 카약을 비롯해 뗏목여행, 스노클링, 맨손 물고기 잡기, 계곡 트레킹, 인공 암벽 타기 등이 준비됐다. 또 레포츠 체험 스쿨에선 산악 자저거와 4륜 산악 오토바이 등 이색 레포츠도 접할 수 있다. 인제군 문화관광과 (033)460-20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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