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디브, 태국, 발리, 괌, 사이판…. 여름철 해외 여행지로 얼른 떠오르는 지역들이다. 공통점이 있다. 모두 더운 나라라는 사실. 무더위를 피해 열대 지방으로 가는 셈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발상의 전환을 해 보자. 우리나라 보다 위도가 높은 곳이나, 이제 겨울에 접어든 남반구로의 여행은 어떨까. 그 곳에는 서늘한 여름이 기다리고 있다. 진짜 피서(避暑)다.
★ 캄차카반도
러시아 극동에 위치한 캄차카반도가 여름철 이색 관광지로 관심을 끌고 있다. 캄차카는 오호츠크해와 태평양, 베링해 등 3개의 바다로 둘러 싸인 반도. 한반도 면적의 3.5배에 달한다. 북위 50~60도에 자리하고 있어 7~8월에도 영상 20도를 넘지 않는다. 전세계의 여행객들이 몰리는 것도 이맘 때다.
캄차카는 원시림과 화산, 온천이 어우러진 독특한 자연 환경이 압권이다. 화산수만 300여 개로 세계 최대 규모이다. 활화산도 29개. 많은 화산 중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아바친스키(2,741m)산이다.
250년 동안 14차례나 폭발했다. 지금도 흰 연기를 내뿜고 있다. 언제 폭발할 지 모르는 이 화산주위를 트레킹하는 여행 상품이 최고의 인기.
화산이 많으면 온천도 많기 마련이다. 우리나라나 일본처럼 체계적으로 개발된 곳은 많지 않다. 대신 노천 온천이 많다. 특히 딸롭스키 노천 온천은 호열성 이끼류가 진흙에 섞인 진흙 온천으로 유명하다. 까략스키 화산 북동쪽 끝의 나르자네는 미네랄 워터가 보글보글 솟아오르는 곳이다.
여름 캄차카의 또 다른 매력은 만년설 아래 피어난 화려한 야생화를 볼 수 있다는 것. 마치 알프스 산맥에 오른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이다.
한진관광(www.kaltour.com)이 7월 27일부터 대한항공 전세기를 이용한 상품 ‘대자연 체험 캄차카’를 판매중이다. 베링해 크루즈, 화산 지대 트레킹 포함 3박 4일 159만원, 4박 5일 179만원. (02)726-5793
★ 캐나다 기차 여행
러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광활한 나라 캐나다. 드넓은 캐나다땅을 기차로 여행하는 것은 어떨까. 캐나다 횡단 열차 비아레일(Via Rail)은 밴쿠버, 에드먼튼, 토론토, 몬트리올 등 1만4,000㎞의 노선을 달리는 캐나다 국영 철도. 뛰어난 서비스와 쾌적한 시설, 창 밖으로 보이는 빼어난 경치로 인해 ‘땅 위의 크루즈’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 이 열차로 쉬지 않고 달리면 캐나다 국토를 닷새만에 횡단할 수 있다.
토론토와 밴쿠버를 연결하는 캐내디언(Canadian)은 햇살이 내리쬐는 록키산맥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코스. 온타리오주 윈저에서 퀘벡주 퀘벡시까지 잇는 코리도(Corridor Trains)는 중부 캐나다의 진풍경을 경험할 수 있다.
토론토, 몬트리올, 오타와 등 캐나다의 대표적인 도시를 비롯, 캐나다 개척사를 엿볼 수 있는 몬트리올 올드 포트까지 두루 볼 수 있다. 나이아가라폭포와 천개의 섬이 모여있다고 해서 붙은 천섬(Thousand Islands) 등 캐나다의 아름다운 풍광도 이 기차를 타면 만날 수 있다.
퀘벡, 뉴브런즈윅을 거쳐 대서양의 노바스코야까지 운행하는 오션(Ocean)과 퀘벡의 개스피반도를 운행하는 샬루(Chaleur)를 이용하면 친근감 넘치는 동부 캐나다를 즐길 수 있다.
로키산맥과 북부 브리티시 컬럼비아를 여행하는 스키나(Skeena)는 재스퍼와 프린스조지 사이의 최고봉인 롭슨산과 록키산맥의 봉우리를 감상하고, 이 곳에서 뛰노는 곰, 엘크, 사슴, 늑대 등 야생 동물을 직접 볼 수도 있다. 캐나다관광청(www.travelcanada.co.kr)이 캐나다 철도 여행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담은 한글 안내서를 무료 배포중이다. (02)733-7790
★ 뉴질랜드 캠핑카
잘 만든 영화나 드라마 한 편의 위력이 대단하다. ‘겨울 연가’ 덕에 한국이 아시아 관광객이 선호하는 관광지가 됐다면, 뉴질랜드는 영화 ‘반지의 제왕’ 덕분에 세계인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여행지로 부상했다. 비행 시간만 10시간이 넘는 짧지 않은 거리인지라 여행 비용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저렴하게 뉴질랜드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캠핑 카를 이용하는 것이다.
캠핑 카는 성인 2~6명이 잘 수 있는 침실에 취사시설, 화장실, 샤워실 등을 갖춘 차량. 차량에서 숙박과 끼니를 해결하기 때문에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장점. 유럽이나 미국 등에서 보편화된 여행 방법이다.
뉴질랜드는 각 지역마다 캠핑카들이 야영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고, 화장실과 식수를 구하기도 쉬워 최근 캠핑카 여행이 인기를 얻고 있다. 도로가 넓은 반면 차량 통행량은 많지 않아 쾌적한 운전도 보장된다. 단 뉴질랜드는 한국과는 달리 차량이 좌측 통행이라는 사실에 주의해야 한다. 2종 보통 면허증과 국제 면허증을 가진 21세 이상 성년이면 임대가 가능하다.
반지의 제왕의 주무대인 통가리로 국립 공원을 비롯, 로토루아, 타우포 등 북섬 일주 8일 상품이 110만원대, 크라이스트처치, 밀포드사운드, 마운트쿡 등 남섬만 둘러보는 8일짜리 상품이 124만원대, 남북섬을 모두 둘러 보는 13일 짜리 일정은 140만원대(이상 모두 4인 기준)에 판매중이다.
뉴질랜드 캠핑카 전문 여행사인 캠퍼밴 여행에서 인터넷으로 예약을 받고 있다. www.icampervan.com
★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알프스산맥 자락에 위치한 인스부르크는 동계 올림픽을 두 번이나 개최한 겨울 스포츠의 메카이다. 세계적인 시설의 스키장이 8개나 있는데, 여름에도 스키가 가능해 연중 스키어들이 몰려 들고 있다. 인스부르크의 또 다른 여름 관광 상품인 하이킹. 바이크 투어, 골프 등이 그 이유.
인스부르크의 시가지를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다. 황실의 유물을 고스란히 간직한 구시가지에는 황금 지붕, 왕궁, 암브라스성, 법원의 흑기사. 티롤 민속 박물관, 시티타워 등 매혹적인 관광지가 널려있다.
최근 문을 연 베르기이셀 스타디움과 스키점프 타워, 알파인 동물원과 노르트파크의 케이블카,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월드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
인스부르크를 완벽하게 즐기려면 인스부르크 카드를 구입하면 좋다. 글로켄. 황제 근위병 박물관 등 18개 박물관 무료 입장, 지역 케이블카 무료이용, 대중 교통편 무료, 카지노 인스부르크 무료 입장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24시간 기준 23유로(1유로=한화 1,215원), 48시간 28유로, 72시간 33유로. 오스트리아 관광청(http://www.austria-tourism.co.kr)에서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다. (02)773-6428
★ 백두산 들꽃 트레킹
7월은 백두산의 들꽃이 절정에 달하는 시기. 들꽃이 흐드러지게 핀 백두산 서파 지역과 천지 외륜봉을 종주하는 코스 등은 서늘한 여름 산행을 즐기려는 산악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여행 상품. 야생화로 뒤덮인 천지 트레킹 코스는 지프차로 오르기 일쑤였던 기존 여행 방법으로는 도저히 느낄 수 없는 백두산의 진짜 아름다움을 뼛골시리도록 담아올 수 있게 한다.
투어119(www.tour119.co.kr)는 북만주, 일송정, 해란강, 대성중학교 등 항일 유적지를 같이 답사하는 4박 5일짜리 백두산 들꽃 트레킹 상품을 89만원에 내놓았다.
(02)725-1114. 백두산닷컴(www.go2744.com)은 백두산 서파들꽃, 천지 외륜봉 트레킹, 대하 소설 ‘토지’의 무대인 용정 일대를 둘러보는 4박 5일 상품을 112만원에 판매중이다. 1544-7644
한창만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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