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무반 총기난사 사건 희생 장병들의 시신이 안치된 국군수도병원에는 23일 당시 현장에 함께 있었던 동료 부대원들이 조문을 했다.
후임 GP장 이인성(26) 중위와 소대원 유재현(23) 병장 등 총 24명의 동료 부대원들은 이날 오후 1시55분께 육군 헬기를 타고 병원 합동분향소를 방문, 흰 국화를 한 송이씩을 들고 고개를 떨어뜨린 채 영정 앞에 섰다. 이 모습을 바라보던 유족들은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고, 분향하던 장병들도 함께 눈물을 흘렸다.
당시 내무반에 있었던 유재현 병장이 박의원 상병의 영정을 어루만지며 "의원아! 나야"라고 울먹이자 박 상병의 어머니 장정애(54)씨가 다가와 영정을 부여잡고 "우리 의원이 불쌍해서 어떻게…"라며 오열했다.
조정웅 상병의 어머니 김향숙(50)씨도 동료 부대원들의 얼굴을 하나씩 어루만지며 "너희들이 다 왔는데 우리 정웅이는 아무리 찾아봐도 없네…"라고 울부짖었다.
이건욱 상병의 시계를 동료 병사로부터 받아 든 어머니 최복남(50)씨도 "우리 아이가 돌아온 것 같다"고 말하며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으며, 전영철 상병의 어머니 장영화(43)씨도 "우리 영철이가 어떻게 죽었니, 그렇게 죽어야만 했니… 얘기 좀 해줘"라고 울부짖다 실신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한편 유족들은 이날 군 당국의 5일장으로 장례를 치르자는 제안하자 “의혹 해결이 안된 상태에서 장례를 치를 수 없다”고 반발했다. 유족들은 “우리들도 아들을 편히 보내주고 싶지만 이렇게 보내면 군 입장에서는 아무런 의혹도 해결하지 않은 채 사건을 덮어버리고 일을 끝내려 할 것이 아니냐”며 명확한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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