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여전히 북적댄다고 느낀다면 섬으로 향하자. 선박을 이용해야 하니 기후의 영향이 커 걱정이 앞선다? 물론 계획한 대로 여행을 마무리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어떠랴. 그 힘든 여정조차 고스란히 추억이 되는 것을. 좋은 점도 있다. 일단 섬에 들면 더 이상의 교통 체증은 없다는 사실. 섬이 쾌적한 이유 중 하나다. 올 여름 인기 있는 베스트 섬 여행지를 꼽아보았다.
한창만 기자 cmhan@hk.co.kr
▲ 증도, 임자도(전남 신안군)
이름부터 생소한 섬이다. 하지만 보물섬이라고 하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신안 앞바다에서 출토된 원ㆍ명시대의 도자기와 금화들. 그 엄청난 해저유물이 바로 증도 앞바다에서 나왔다.
육지에서 멀디 먼 섬이었지만 연도교 공사로 육지와 가까워졌다. 무안에서 지도를 거쳐 사옥도까지 도로가 났고, 여기서 철부선으로 15분이면 섬에 들 수 있다.
낯선 섬이지만 관광객을 깜짝 놀라게 할 만한 것들이 많다. 우선 국내 단일 염전으로는 최대 규모인 태평염전이 있다. 면적이 140만평이다. 국내 천일염의 6%가 이 곳에서 만들어진다.
순백의 소금 결정을 만들어내기 위해 땀 흘리는 염부들의 모습이 바닥에 투영되는 모습이 장관이다. 놀라움에 있어서는 우전해수욕장도 뒤지지 않는다. 4㎞나 이어지는 하얀 백사장과 그 뒤로 피어난 갯메꽃과 삘기와의 어울림이 신비롭기까지 하다. 증도면사무소 뒷산 산정봉에 올라 우전 해수욕장을 다시 보니 해변 뒤로 난 송림이 영락없는 한반도 모양이다.
증도에 비해 임자도는 꽤 알려진 섬. 목포에서 6시간 걸리던 섬이었으나 지금은 지도에서 15분이면 임자도 진리 선착장에 닿는다.
임자도에는 국내에서 백사장이 가장 긴 대광해수욕장이 자리하고 있다. 길이가 12㎞, 물이 빠졌을 때의 폭이 300m까지 이어진다. 얼마나 많은 인파가 모여야 북적거린다는 느낌이 들 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은동해수욕장과 어머리해수욕장 등 2개의 숨은 해수욕장도 있다. 마을 주민들은 오히려 대광해수욕장보다 좋다고 입을 모은다. 정말 가고 싶은 섬이다. 솔항공여행사(02-2279-5959)는 용산역에서 KTX를 이용, 목포를 거쳐 임자도와 증도를 둘러보는 상품을 1박2일짜리 상품을 18만9,000원에 판매중이다.
▲ 울릉도, 독도(경북 울릉군)
독도 영유권 문제로 국민들의 독도 관심이 절정에 달했다.
당연히 울릉도와 독도는 올 여름 관심 여행지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독도를 가기 위해서는 울릉도를 거쳐야 한다는 사실은 이제 상식이다. 며칠을 묵으면서 둘러볼 만큼 아름다운 섬이니 괜한 걱정은 접어두자. 울릉도 관광은 2가지, 육로와 해상 관광이다.
유람선 해상 관광은 도동항에서 시작된다. 거북바위, 사자바위, 투구바위, 만물상 등 해안을 따라 솟은 바위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200만년전 성인봉의 화산 폭발로 생긴 터라 모양이 예사롭지 않다.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공암(코끼리 바위), 삼선암, 쌍용동굴 등 이어지는 경치가 점입가경이다. 멀리 죽도와 저동의 촛대바위를 지나 출발지인 도동항으로 들어오면 여행은 마무리된다. 2시간 소요.
육상 관광은 택시나 관광 버스를 이용, 섬일주 도로를 따라 이뤄진다. 바다에서 보는 해안과 육지에서 보는 해안의 풍광을 비교하는 재미가 있다.
울릉의 진정한 속살을 보고 싶다면 트레킹이 제격이다. 가능하다면 원시 비경이 살아 숨쉬는 성인봉(984m)에 오르는 것이 좋다. 5시간 소요. 여의치 않다면 태하리에서 소로를 따라 태하 등대로 가는 길을 놓치지 말자.
한국의 숨은 비경을 볼 수 있다. 대풍감과 추산을 비롯한 울릉도 해안절경이 푸른 바다와 어우러진 모습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울릉도에서 유일하게 도로가 나지 않은 내수전 – 섬목 구간과 도동에서 행남등대까지의 트레킹 코스도 추천할 만하다.
국토의 막내 독도는 동도와 서도 등 2개의 큰 섬과 34개의 바위섬으로 이뤄진 화산섬이다. 흙, 바위, 갈매기, 풀 한포기 모두 우리의 것이다. 그래서 더욱 소중하고 아름답다.
관광객의 무분별한 훼손 행위와 관광객의 무단 행동 등으로 독도 입도 허가 석달만에 입도를 중단하는 사태까지 한 차례 빚어지기도 했다는 사실이 부끄럽다. 테마21(02-549-9889)은 울릉도와 독도 선 회관광을 하는 2박 3일 상품(호텔기준)을 29만7,000원에 내놓았다.
▲ 백령도(인천 옹진군 백령읍)
서해 최북단의 섬 백령도. 북한의 장산곶과 불과 15㎞이다. 해군 전략 요충지로서의 성격이 강하지만 섬 자체의 아름다움도 결코 간과할 수 없다. 불확실한 날씨에도 백령도를 향하는 관광객이 줄을 잇는 이유이다.
배령도의 첫번째 볼거리는 사곶해수욕장(천연 기념물 391호). 일반 해수욕장에서는 보기 힘든 풍경이 펼쳐진다.
차량들이 백사장을 질주하는 모습이다. 석영이 부서져 형성된 모래가 아스팔트만큼 단단한 바닥을 만들었다. 실제로 6ㆍ25 당시에 비행기가 이착륙하기도 했다. 천연 비행장이라는 별명도 이 때 붙었다. 10여년전 백사장뒤로 담장을 설치하면서 일부 지역에 뻘이 생겨나고 있다.
사곶해수욕장과 마주보는 곳에 콩돌해수욕장(천연기념물 392호)이 있다. 1㎞가량의 해안선을 따라 흰색 갈색 회색 적갈색 청회색 등 갖가지 색깔의 돌이 깔려있다. 대부분 콩알 크기여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해수욕객보다는 뜨겁게 달궈진 돌로 찜질을 즐기려는 관광객이 즐겨 찾는다.
백령도 관광의 백미는 역시 두무진(頭武津ㆍ명승지 8호)이다. 동해의 해금강에 비견되는 절경이다. 사암과 규암이 시루떡 얹듯 층층이 쌓였다. 선대암, 형제암, 병풍바위, 코리기바위 등 해안선을 따라 4㎞ 가량 이어지는 해안 절경이 압권이다. 과연 자연이 빚어낸 작품일까 의심스러울 정도다. 가마우지, 물범 등 접하기 어려운 동물을 보는 재미도 있다.
백령도는 심청의 전설과도 관계깊다. 심청이가 공양미 삼백석에 뱃사람들에게 팔려가 몸을 던진 인당수가 이 곳에서 가까운 북한 해주의 장산곶 앞바다이다. 진촌리 언덕에 마련된 심청각에 오르면 해주땅이 손에 잡힐 듯 가깝다.
비타민여행사(02-736-9111)는 인천 연안 부두를 출발, 백령도 두무진, 사곶해수욕장, 콩돌해수욕장을 둘러보는 2박3일짜리 상품을 21만5,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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