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게 됐다. 주양육자인 엄마가 정서적으로 불안하고 우울할 경우, 아이는 비디오 증후군에 빠질 위험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같은 사실은 한신대 재활학과 이경숙 교수와 연세대 소아정신과 신의진 교수는 계간 한국발달심리학회지 여름호에 발표한 논문 ‘과도한 영상물 노출 양육이 영유아의 심리적 발달에 미치는 영향 - 임상군과의 비교’에서 밝혀졌다. 비디오 증후군을 보이는 아동을 둔 엄마 대부분이 우울해 하고 있으며 부부 불화를 겪고 있다는 것.
이 교수 등은 비디오 증후군을 보이는 임상군 영유아 117명과 정상아 집단 120명을 비교 분석, 문제점이 노출된 아동의 경우 혼자 영상물을 보는 경우가 42%로 정상 집단(22.6%)에 비해 2배 이상 높았다고 지적했다. 또 영상물과의 접촉 원인을 분석하는 대목에서는 정상 집단이 ‘자녀 교육을 목적으로’(79%)가 가장 컸으나 임상군은 ‘가사와 휴식을 위해’(82%)가 압도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자들은 영상물에 지나치게 노출돼 언어에서의 발달 지연ㆍ조절 장애 또는 반응성 애착 장애 등의 병리적 현상을 보인 아동 14명에 대해서도 별도의 조사를 벌였다.
6개월간 놀이 치료를 통한 이 같은 추적 조사에서 주 양육자의 태도와 비디오 증후군 위험도 간에는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중복 응답이 가능한 설문 조사 결과, 이들 아동의 어머니 전부는 정서적 불안과 우울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임상 집단 어머니군의 86%는 미숙한 양육 기술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으며 부부 불화를 겪는다는 응답도 57%에 달했다. 이 밖에 유아의 까다로운 기질, 시댁과의 갈등, 사회적 고립 등도 이유로 제시됐다. 이번 조사에 응한 어머니들은 57%가 월수입 200만원이하 였으며, 그 중 전업 주부는 86%였다.
이 교수는 “경제적 어려움과 함께, 성취감이나 사회적 관계망을 구축할 수 있는 직장을 가지지 못한 것도 문제적 양육 태도와 밀접한 영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앞으로는 영유아 비디오 증후군 치료에 있어서 주양육자인 어머니들의 정신 건강 상태도 심각한 고려의 대상이 돼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성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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