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기업인 한국와콤전자의 이름이 다음달 ㈜현원으로 바뀐다. 지난달 50억원의 비용을 들여 한국와콤전자의 경영권을 인수한 장외 MP3 업체 ㈜현원의 오송식(44)사장이 ‘와콤’ 대신 현원을 사용키로 했기 때문이다.
오 사장의 결정은 대다수 코스닥 기업이 우리말 대신 영어식으로 사명을 바꿨던 관행과는 정반대이다. 오 사장은 대세를 거스르는 행동에 대해 “두 아들의 이름을 따서 지은 ‘현원’이라는 이름을 버릴 수 없다”면서 “통합 회사도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최선을 다해 경영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오 사장은 현원이 우회상장으로 코스닥에 진입한 대표적 이유로 시너지 효과의 극대화를 꼽았다. 그는 “한국와콤전자는 인수가격이 비교적 높은 편이지만, 주력 사업인 CNC컨트롤러 등이 현원의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원에 투자한 창투사 투자조합이 해산을 앞둬 투자금을 유동화할 필요가 있었다”는 점도 인정했다.
오 사장은 대부분의 코스닥 기업 사장들처럼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엔지니어 출신으로 경북대 전자공학과를 나왔다. 대우그룹이 해체되기 전 대우전자 미주법인 생산과장으로 6년간 멕시코에서 일했으며, 이후 외환위기 직전 현원을 창업해 독립했다.
그는 장외기업에서 상장기업으로 변신하는 것을 계기로 ‘코페르니쿠스적’인 발전이 가능할 것으로 자신하면서 “장외기업이었을 때는 우물 안에서 우물 밖의 새를 활로 쏴야 했으나, 이제는 우물 밖으로 나와 먼 곳에서 날아오는 오는 새를 미리 겨냥해 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오 사장이 합병법인에 대해 장밋빛 전망을 쏟아낸 근거는 이렇다. “MP3 부문의 경우 이 달부터 미국 월마트닷컴을 통해 제품이 공급되는 등 영업망이 대폭 확대되며, 유통망 확충에 따라 내년에는 매출액 1,400억원에 138억원의 순이익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현원이 일본 대기업과 대규모 납품계약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오 사장은 실적 만큼이나 주가에 대해서도 긍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7월 4일 합병 이후 1.8대1의 감자 절차를 거칠 경우 한국와콤전자의 적정 주가가 3,000원 가량으로 추정되는 만큼, 합병법인의 시가총액은 최소 6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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