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에 5만 톤의 식량을 지원할 것이라고 애덤 어럴리 국무부 부대변인이 22일 밝혔다.
어럴리 부대변인은 대북 식량 지원이 세계식량프로그램(WFP)과의 협의를 통해 결정됐으며 북핵 문제와는 연계돼 있지 않은 인도주의적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동안 문제 삼아온 분배의 투명성 문제가 해결됐다는 뜻이냐는 질문에 대해선 “우리는 (북한의) 취약 계층이 지원을 받는지 확인하기 위해 최대한의 접근과 자유를 계속 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2003년 북한에 10만 톤을 지원했으나, 지난해 7월 이를 5만 톤으로 줄였다. 그의 말대로 식량지원이 6자회담에 직결된 것은 아니나, 분위기를 호전시키겠다는 의지가 개입된 것만은 분명하다.
이에 앞서 22일 백악관 스콧 매크렐런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김정일 위원장의 친서전달을 확인해달라는 한 기자의 질문을 받고 곧바로 ‘미스터 김정일’이라고 정정할 정도로 표현에 신경을 썼다.
미국은 김정일 위원장의 ‘6자회담 복귀 발언’ 이후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론 미국은 북한측의 궁극적 의도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단서를 달면서 평가를 유보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일관성이 없다”는 김정일 위원장의 비판을 부인이라도 하려는 듯, 조율된 목소리 만을 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콘돌리사 라이스 국무장관도 22일 반기문 외교부 장관과 브뤼셀에서 회동한 자리에서 ‘폭정의 전초기지’ 등의 발언을 자제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충분히 유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폭스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북한이 여전히 ‘폭정의 전초기지’라고 보느냐는 질문을 받고는 “북한 정권의 성격은 자명하다고 본다”면서도 문제의 용어 사용을 피해나갔다.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차관보가 주한미대사관 인터넷을 통해 “김 위원장을 만나게 되기를 희망한다”면서 방북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 것도 주목할 만한 일이다. 힐 차관보의 언급은 ‘6자 회담 틀 속의 북미 대화’라는 지금까지의 형식을 넘어서 미국이 북한과의 직접접촉에 가까운 대화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신윤석기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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