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키니가 너무 야하다고? 천만의 말씀. 수영복의 역사를 보자. 달랑 조각천 두 장으로 주요 부위만을 가린 비키니가 출현했던 때가 1940년대. 1960년대에는 아예 가슴도 노출시킨 모노키니가 등장, 수영복에 관한 한 노출은 미덕이라는 점은 일찌감치 정설로 굳었다.
하물며 몸짱이 대우 받는 시대다. 대담하게 여성성을 드러내려는 욕구와 노출에 관대해진 사회 분위기에 편승, 수영복도 비키니가 대세다. 이젠 40대 주부라고 해도 실내 수영 강습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것이 아닌 이상, 원피스 수영복을 고집하지 않는다. ‘때와 장소에 맞게 입는다’는 복장 규범이 해변으로 오면 ‘비키니가 최고’라는 뜻으로 돌변한다.
▦ 비키니가 좋은 이유
● 구정란(31ㆍ홍보대행사 KPLACE 대표)
“강렬한 태양 아래 태닝하는 데 최고다. 생각해 보라, 원피스 수영복 입고 선탠하는 것 만큼 촌스러운 것이 또 있을까. 올 여름 휴가에 가져 갈 수영복 3벌이 모두 비키니. 같은 비키니라도 브래지어 형태나 홀터넥은 어깨끈 자국이 남을 수 있기 때문에 모두 끈 없는 비키니로만 준비했다.”
● 조명숙(40ㆍ패션칼럼니스트, 전 ‘보그’ 패션 에디터)
“비키니만 5개 갖고 있다. 비키니의 장점은 해변이나 리조트에서 훨씬 섹시하고 다양한 패션 연출이 가능하다는 것.
이국적인 랩스커트나 팔레오를 덧입을 때 허리에 살짝 맨살이 드러나야 멋스러운데, 원피스는 아래 위가 이어져 있어 독특한 느낌을 살리기 힘들다. 반면 비키니는 브라의 모양이나 띠의 디자인, 팬티 허리선의 디자인 등이 다채로워 훨씬 감각적인 연출을 할 수 있다.”
● 유승재(33ㆍ헬레나플라워 대표)
“몸매 보정 효과가 더 크다. 일종의 착시 현상을 일으켜 똑 같은 체형이라면 비키니 차림이 다리도 더 길고 예뻐 보인다. 아마도 노출이 많은 만큼 시선을 분산시키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해외에 나가면 뚱뚱한 50대 아주머니들도 자연스럽게 비키니 입은 모습을 흔히 보는데 원피스 위로 살들이 불룩불룩 접히는 것보다 훨씬 시원하고 귀여워(?) 보인다. 비키니 차림의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튀지 않고 쓱 묻어 가는 효과도 있고!”
● 권경아(39ㆍ프리랜서, 전 교육방송PD)
“일단 입고 벗기 쉽고 특히 화장실 갈 때 편하다. 개인적으로는 물에서 놀다 나왔을 때 원피스 수영복은 배 부분 천이 젖어 찬 기운이 꽤 오래 가지만 비키니는 배 부위가 없으니까 찬 기운이 바로 가셔서 여성 건강에도 더 좋지 않을까 기대한다.”
▦ 이국적인 꽃무늬 vs 섹시한 스포츠룩
헤드 디자인실 이효정 실장은 “올해 비키니는 화려하고 정열적인 트로피컬 꽃무늬와 대담하고 기능적인 스포츠 룩으로 이원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트로피컬 꽃무늬는 올해 최고 인기 아이템. 꽃무늬 자체가 커진데다 색상도 한층 화려해졌다. 반면 스포츠 룩은 브랜드 로고를 크게 넣는다든가 색 분할 형태로 대담한 느낌을 강조한다.
비키니에 짧은 랩 스커트나 핫 팬츠, 혹은 비키니에 메쉬 소재의 후드 탑 등 쓰리 피스를 세트 상품으로 내놓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난 해까지 많이 보이던 포 피스 스타일은 가격 대비 상품성이 크지 않다는 시장의 판단에 따라 올해는 주춤한다. 반면 원 피스는 가슴을 명치 부위까지 깊숙이 파거나 허리 옆 선을 깊숙이 파내고 등쪽을 비키니처럼 보이게 디자인하는 등 파격적인 디자인을 통해 인기 만회를 노린다.
▦ 구입 요령- 백문이 '불여일착(不如一着)'
체형별 맞는 비키니는 따로 있다고 하지만 구입 원칙은 딱 한 가지다.
‘입어 보고 고를 것’. 스타일리스트 한혜진씨는 “대부분의 한국 여성이 하체를 자신 없어 하지만 랩 스커트 한장이면 간단히 해결된다. 중요한 것은 입어 보고 자신의 전체 이미지와 맞는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수영복은 자신의 신체 사이즈보다 한 인치 정도 작은 것을 고른다.
수영복은 물 속에 들어가면 좀 늘어지기 때문. 또 안감이 전체적으로 받쳐 입는 제품은 물에 들어갔을 때 안감이 겉감보다 신축성이 적은 탓에 늘어지면서 겉으로 삐쳐 나오는 경우가 있으므로 충분히, 타이트하게 재단돼 있는지 살핀다.
이성희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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