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를 복용한 남성이 시력을 거의 잃었다는 부작용 의심사례가 보건당국에 접수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22일 발표한 ‘국내 발기부전 치료제 부작용 처리 현황’에 따르면 당뇨병으로 발기부전이 된 A(50대 후반ㆍ남)씨가 올 4월 병원에서 처방전을 받아 비아그라를 복용한 뒤 왼쪽 눈의 망막혈관이 파열돼 시력을 거의 잃게 됐다고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한국화이자는 식약청에 보고한 뒤 지난 주 미국 화이자 본사와 미식품의약국(FDA)에도 관련 사실을 보고했다.
식약청 관계자는 “신고된 부작용 의심사례가 비아그라로 인한 것인지 의학적인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현재 추이를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화이자 측은 “A씨는 6개월 전 망막혈관이 파열됐으며 담당 안과 의사에게 확인한 바 비아그라와 관련됐다는 근거가 없으며 당뇨병으로 인한 합병증일 것이라는 진단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연세대 의대 안과 고성준 교수는 “당뇨병 합병증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고, 강북삼성병원 안과 김중곤 박사는 “다른 요인이 많이 작용하고 개인차가 심해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규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FDA는 지난달 비아그라로 인한 실명 사례가 50건 접수됐으며, 현재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눈 질환 관련 부작용이 2003년 20건, 지난해 19건에 이어 올해는 현재(10일)까지 18건이 신고됐다.
한편 식약청이 집계한 비아그라의 국내 시판 후 각종 부작용 사례는 △2000년 46건 △2001년 124건 △2002년 101건△2003년 158건 △2004년 119건 △2005년 5월말 현재 74건 등 지금까지 모두 622건이다.
식약청 의약품정보서비스에 따르면 비아그라는 임상시험에서 전체환자 3,700명 가운데 16%가 두통을 호소했으며, 안면홍조와 소화불량 부작용 환자가 10%와 7%에 달했다. 시각 이상 증상은 3%로 나타났다.
한편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지만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현재까지 보고된 사례는 백내장, 녹내장, 망막혈관 파열 등이 있다. 반신마비, 안면마비, 실신, 중풍, 음경 부종, 망막혈관 질환, C형 간염, 원형 탈모 등의 심각한 부작용도 보고됐다. 복용 후 발기부전이 오히려 악화하거나 사정장애를 경험한 남성도 있었다.
이 같은 부작용은 시알리스(한국릴리)와 레비트라(바이엘코리아) 등 이른바 ‘제2세대 먹는 발기부전 치료제’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