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투로 치면 종이 울리자마자 ‘넉 다운’됐다고나 할까.
시즌 8승에 도전한 텍사스 레인저스의 박찬호가 22일(한국시각) 라이벌 LA에인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메이저리그 몇 년동안 손으로 꼽을 만한 최악의 피칭으로 2회 무사만루에서 강판됐다. 1이닝을 던지는 동안 10안타의 뭇매를 얻어맞았고 중간계투가 주자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이는 바람에 무려 8실점이 기록됐다.
시즌 7승2패. 박찬호 개인적으로 선발 등판경기에서 최소 이닝 최다 실점을 기록하는 치욕의 날이 됐다. 방어율은 5.15에서 6.05로 껑충 뛰었다. 종전 선발 최소이닝은 2002년 6월8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으로 1과 3분의1이닝 동안 9실점 한 적이 있다.
혹독한 1회 난조 징크스를 떨치지 못했고 블라디미르 게레로 등 천적들의 방망이에 압도당하면서 조기강판의 수모를 당했다.
1회 선두타자 숀 피긴스에 우전안타, 대런 어스태드에 번트안타를 내준 박찬호는 천적 게레로에게 담장을 맞추는 2루타성 적시타로 선취점을 허용한 뒤 개럿 앤더슨을 병살처리했지만 벤지 몰리나에게 또다시 좌전 안타로 추가 실점했다. 이어 볼넷을 내줘 2사 1,2루에서 댈러스 맥퍼슨에게 주자일소 2루타를 맞은 뒤 또다시 연속 안타로 추가실점, 1회만 무려 7안타 5실점하는 낭패를 당했다.
자신감을 잃은 박찬호는 2회 들어서도 구위가 나아지지 않아 어스태드, 게레로, 앤더슨 등 중심타자에게 연속 3안타를 얻어맞고 무사만루에서 고개를 숙인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구원투수 존 와스딘이 박찬호의 주자를 모두 홈에 불러들여 결국 8실점을 안았다.
텍사스는 중반 이후 맹추격에 나서 9회 6-8로 2점차까지 쫓아갔지만 1사 1, 2루에서 삼진과 내야땅볼로 물러나는 바람에 막판 역전기회를 놓쳤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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