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002년 북한 핵개발 프로그램 ‘시인’ 발언이 나온 직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핵 문제 해결을 위한 관계 개선을 직접 제안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도널드 그레그 아시아소사이어티 회장과 돈 오버도퍼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워싱턴포스트 22일자 기고문에서 “2002년 11월 평양을 방문했을 때 김 위원장이 부시 대통령에게 보내는 친서(written personal message)를 받아와 백악관과 국무부 고위 관리에게 전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기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미국이 북한의 주권과 북한에 대한 불가침을 보장한다면 새로운 세기의 요구에 걸맞게 핵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이 과감한 결정을 내린다면 우리도 그에 따라 반응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레그와 오버도퍼는 2002년 10월 당시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가 북한을 방문해 핵개발 프로그램 ‘시인’ 발언이 나온 직후인 11월 평양을 방문,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과 김계관 부상 등을 면담했었다. 그레그와 오버도퍼는 미 정부에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며 김 위원장의 제안을 검토할 것을 요구했으나, 부시 행정부는 당시 이라크전 개전을 계획하면서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일축했다고 주장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