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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원의 길 위의 이야기] 아내가 눈물을 흘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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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원의 길 위의 이야기] 아내가 눈물을 흘릴때

입력
2005.06.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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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군에 보낸 다음 아내는 부쩍 눈물이 많아졌다. 길에서 군인을 보고도 아내는 돌아서서 눈언저리를 닦는다. 터미널이나 버스정류장 같은 곳에 나갔다가 지금 막 휴가를 나오는 군인이 아니라 휴가를 마치고 조금은 처진 어깨를 하고 부대로 들어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는 군인들을 볼 때, 그 아이들의 남은 시간을 생각하며 아내는 눈물 짓는다.

어느 봄날 모처럼 나들이를 나갔다가 그 길 양편에 긴 대오를 짓고 행군하는 군인을 볼 때 아내는 아들 생각에 나들이고 뭐고 그만 집으로 돌아가자고 말한다. 훈련을 마치고 돌아가는 저녁 걸음인지 아이들이 걸음 뒤편으로 고운 색 노을이 밀려와 그 풍경이 더욱 안타까워 보였다.

간밤의 꿈이 조금만 이상해도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것이 군에 간 아들의 얼굴이고, 그렇게 아들 얼굴을 떠올리면 그날은 제대로 일손도 잡히지 않는다. 내 아내 한 사람만이 아니다. 부대에서 큰 사고 소식이 들릴 때마다 이 땅의 엄마들은 그만 그 자리에서 숨이 멎고 만다.

저 어린 여덟 명의 생때같은 목숨을 어떻게 할 거나. 저렇게 자식을 앞세운 보모의 마음은 또 어떻게 할 거나. 아내 옆에서 나도 자꾸 눈물이 흐른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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