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칙과 시간 끌기 등으로 지탄 받아온 남북 회담의 행태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이어져 좋은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날에 이어 22일에도 한 민간단체의 시위로 북측 대표단 일정이 변경되는 등 소란이 일었다.
22일 15차 남북 장관급 회담 첫 전체회의에서 남북 대표들은 일방적 연설이 아닌, 주고 받기 식 대화로 회담을 풀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원탁 테이블에 나란히 앉은 정동영 남측 수석대표와 권호웅 북측 대표단장은 기조 연설문을 읽는 중간 중간에 의견을 제시하면서 자연스러운 대화를 진행했다.
김천식 남측 대표는 “대좌식 4각 테이블에서 원탁 테이블로 바뀌면서 대화의 질에서도 변화가 생겼다”며 “앞 자리의 상대방을 향해 낭독하던 종전의 기조연설을 하지 않게 됨에 따라 옆 자리의 상대를 보면서 설득하는 생산적인 대화가 가능해졌다”고 자평했다.
오전 10시부터 1시간 50분 동안 진행된 전체회의 후 언론 브리핑도 색달랐다. 회담 내용 공개를 꺼려왔던 남측은 우리측 기조연설 대부분과 북측 기조연설 일부를 공개했다.
이런 장면은 전체회의 서두의 양측 수석 대표간 환담을 통해 예고됐다. 정 수석대표는 “속도전이 아니라 통 크게 남북관계를 발전시키자”고 하자, 권 단장은 “북남 관계에서 속도를 내는 정도가 아니라 뛰고 날아야 한다”고 맞장구 쳤다. 권 단장은 또 “남북회담을 국제회의 이상의 수준으로 만들자”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남측은 ‘남양주 종합촬영소’ 참관 일정을 안전상의 이유로 급히 취소하고, 한강 잠실 선착장으로 북측 대표단을 안내했다. ‘피랍탈북인권연대’라는 단체가 남양주에서 북측 대표단 도착시간에 맞춰 시위를 준비 중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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