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품이다"/ 企銀 "전세가 대비 매매가 비율 사상 최대"
서울 강남지역의 전세가 대비 매매가 비율이 사상 최대인 235%로 급등하는 등 일부 지역의 아파트값이 버블(거품)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됐다.
기업은행 기은경제연구소는 21일 ‘금융경제 브리프’ 보고서를 통해 “전세가 대비 매매가 비율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점 등을 감안할 때 최근의 아파트값 급등은 버블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전세가는 순수한 주택의 가치만 반영된 가격이며, 매매가격은 향후 이득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가격이다. 따라서 전세가 대비 매매가 비율이 높아질수록 순수 주택가치와는 별도의 버블이 형성됐을 가능성도 커지는 셈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지역의 전세가 대비 매매가 비율은 1998년 207%에서 2001년 말 158%로 낮아졌다가 6일 현재 209%로 올라섰다. 특히 강남권은 같은 기간 214%에서 167%를 거쳐 사상 최대치인 235%로 급등했다. 전도시 평균은 196%, 144%, 176%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정부의 강력한 투기 억제책에 따라 아파트값 급등세가 주춤하겠지만, 가까운 시기에 버블이 붕괴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중ㆍ대형 아파트 공급계획이 분명하지 않아 가격 상승 기대감을 꺾기가 쉽지 않은데다 저금리로 단기 부동자금이 풍부하다는 게 근거다.
박진석기자 jseok@hk.co.kr
■ "가격 회복"/ 신용평가기관 피치 "버블 조짐 안보여"
세계 3대 신용평가 기관 중 하나인 피치사는 21일 최근 한국의 아파트값 급등세에 대한 버블(거품) 논쟁과 관련해 “현재 버블 발생의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피치사의 데이비드 마샬 이사와 제임스 맥코맥 이사는 이날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연례 컨퍼런스에서 “1995년부터 최근까지의 추이를 볼 때 2002년6월부터 한국의 부동산 가격이 상승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이는 오히려 가격회복으로 볼 수 있으며 소비자물가 상승 추이와 비교해봐도 버블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최근의 부동산 문제는 (서울 강남 등) 특정 지역의 문제인 만큼 거시적인 부동산 정책을 요구할 만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또한,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50~60%이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떨어져도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낙관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들은 또,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4%대로 다소 둔화할 것”이라며 “A(안정적)등급인 국가신용등급 상승을 위해서는 북한핵 문제의 완전한 해결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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