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실시된 레바논 총선 최종 4단계 투표에서 반(反)시리아 야당연합이 압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AFP는 현지관리의 말을 인용해 "야당연합이 북부지역의 4단계 투표에서 28석 전부를 석권했다"고 보도했다. 야당연합은 암살된 라피크 알 하리리 전 총리의 아들인 사아드 알 하리리가 이끌고 있다.
앞서 1~3단계 투표에서 모두 44석을 획득한 야당진영은 이번 마지막 투표에서 압승을 거둠으로써 전체 128석 중 과반수를 차지해 의회를 장악하게 됐다. 야당연합이 의회 다수당이 된 것은 1975~1990년 내전 이후 처음이다.
이번 4단계 투표는 지난 1~3단계 투표에서 반 시리아파와 친 시리아파, 미셸 아운 전 총리 지지파 등 3개 블록이 각자 지지기반에서 압승, 팽팽히 맞선 상태에서 치러진 것이어서 관심을 집중시켰다.
지난달 29일 1단계 베이루트 투표에서 하리리가 이끄는 야당 후보들이 19석 모두를 차지했으나 6월 5일 2단계 남부지역 투표에서는 친 시리아 및 반미ㆍ반이스라엘계 헤즈볼라_아말 연합이 23석 모두를 석권했다. 58석이 걸린 12일의 3단계 중동부 지역 투표에서는 과거 시리아와 앙숙 관계였던 마론파 지도자 아운 전 총리 진영이 승리했다.
3단계 투표까지 확정된 진영별 의석 수는 반 시리아 연합 44석, 아말-헤즈볼라 연합 35석, 아운 지지세력 21석이었다. 친 시리아 진영은 야당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아운 전 총리측과 연대해 3단계 투표에서 승리, 하리리 진영에 타격을 입혔다.
반 시리아 연합의 과반수 확보로 친 시리아계인 에밀 라후드 현 총리에 대한 사퇴 여론이 높아지면서 급격한 정계 개편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AFP는 일단 의회 내에 8개 주요 보직을 야당연합이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시리아군의 철수 이후에도 시아파를 중심으로 하는 친 시리아계의 영향력이 여전해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한 각 세력간 치열한 합종연횡이 발생할 가능성은 잔존해있다.
이 경우 이번 총선을 통해 지역ㆍ종파주의의 한계를 그대로 드러낸 레바논 정국은 안정세력의 부재로 다시 한번 혼란에 빠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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