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편하고 쉬운 일만 좇는 친구들을 보면 아직 철이 안 들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1980년대만 해도 백화점 엘리베이터 안내원들은 일부러 이들을 보기 위해 백화점을 찾는사람이 있을 정도로 유명세를 탔다. 하지만 업무에 관한 선입견이나 오해 탓인지, 요즘 엘리베이터 안내원을 만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면세점 전용 엘리베이터와 사무용 빌딩 엘리베이터에는 모두7명의 엘리베이터 안내원들이 고객과 직원들에게 상냥한 미소를 선사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쌍둥이 인 윤혜정(23) 혜영씨 자매는 특유의 쾌활함과 환한 웃음으로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자매는 2003년 8월 롯데백화점에 먼저 입사한 혜영씨가 다른 백화점에서 근무하던 언니 혜정씨에게 입사를 권유해 함께 근무하게 됐다.
170㎝가 넘는 늘씬한 키에 졸업성적도 우수했지만, 여상을 졸업한 자매에게 취업의 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주변에는 “좋지 않은 곳”에서 일하며 돈을 버는 친구도 있지만, 자매는 “열심히 땀 흘려 벌지 않으면 돈의 소중함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하루에도 수백번씩 좁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을 오르내리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때로는 속이 울렁거리고, 어깨도 결리고, 무릎도 아프고, 다리도 붓지만, 엘리베이터 안에서는 결코 힘든 내색을 하지 않으려 애쓴다.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고객과 직원들이 자신들의 밝은 표정을 보면서 하루를 활기차게 시작하고, 마무리할 수 있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혜정씨는 면세점을 자주 찾는 일본인 고객들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요즘 일본어 공부에 열심이다. 혜정씨는 내년쯤 일본으로 어학연수를 떠나 가이드로 일한다는 계획이고, 동생 혜영씨는 짬짬이 애견미용을 배워 언젠가 애견샵을 오픈할 생각이다.
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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