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길(48)씨는 인천국제공항에서 가장 바쁜 사람 중 한 명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씨는 프랑스의 에어프랑스와 네덜란드 KLM항공의 인천공항 지점장을 겸임하고 있다.
외국 항공사 지점장은 인천공항에서 매일 고객들의 탑승을 직접 관리하기 때문에 여간 어렵지 않은 직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지점장은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에서는 최초의 겸임 지점장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다.
이 지점장이 1인 2역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 원동력은 부지런한 성격 덕분이다.그는 매일 아침 7시면 어김없이 출근한다. 오후 8시 퇴근할 때까지 이 지점장은 대부분의 시간을 사무실이 아닌 인천공항 현장에서 보낸다.
고객에게 최고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현장에서 직접 고객의 애로사항을 들어야 한다는 그의 철저한 프로정신 때문이다. 이 지점장은 “항공업의 생명은 서비스”라며 “현장에서 승객과 함께 호흡해야 승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정확히 파악해 제공할 수 있으며, 그것이 바로 사무실보다 현장을 중시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 지점장이 국내에 취항하고 있는 외국의 유수 항공사에서도 하고 있지 않은 겸임 지점장이 된 것은 에어프랑스가 지난해 5월 KLM항공을 인수ㆍ합병한 것이 계기가 됐다. 에어프랑스가 이 지점장의 능력과 성실성을 인정, KLM항공 지점장 역을 맡긴 것.
현재 에어프랑스는 인천공항에 1주일에 여객기 14편(제휴 항공사와의 공동운항 7편 포함)과 화물기 2편을, KLM항공은 여객기 7편을 각각 운항 중이다. 이 지점장은 지난달 에어프랑스에서 정시율(항공기의 정시 출발 비율) 100%라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이 지점장은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포함, 인천공항에 취항하는 54개 항공사의 대표 기구인 인천공항 항공사운영위원회(AOC) 위원장을 맡아 항공사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중책도 맡고 있다.
이 지점장은 단국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노스웨스트항공에서 16년간 재직하다 에어프랑스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나서 하루 8시간씩 프랑스어를 공부해 2년 만에 프랑스어를 완벽하게 구사하게 된 노력파로도 유명하다.
그는 “당면 목표는 네덜란드어를 빨리 습득하는 것”이라며 “어디서 일하든 고객이 가장 편안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송영웅 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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