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전 부인의 비밀 조리법’(My Ex-Wife’s Secret Recipe), ‘마녀들의 테이블’(Witch’s Table), ‘나에게 말해줘’(Tell Me About It)….
소설 제목 같지만 실은 요즘 서울 광화문과 강남 등지에서 독특한 인테리어와 메뉴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레스토랑 이름이다. 레스토랑을 찾은 사람들은 한번쯤 누가 이렇게 독특한 메뉴를 개발하고, 식당 이름까지 ‘생뚱맞게’ 지었을까 궁금하기 마련.
이 레스토랑들은 모두 외식 경영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는 ㈜나무르의 유지영(33ㆍ여) 이사 작품이다. 우리말 ‘나물’에서 따온 ‘나무르’라는 이름 역시 유 이사가 언젠가 비빔밥 전문 체인을 운영하기 위해 직접 지은 이름이다.
그의 작품은 이밖에도 서울 종로구 평창동의 베이글 전문점 ‘엠파이어 베이글’, 경기 고양시 일산 신도시의 ‘양수면옥’,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프렌치 레스토랑 ‘Gourmet-T’, 광화문 흥국생명 빌딩과 서울 종로구 중학동 ‘Somerset Place Suites’ 빌딩의 푸드코트 등 손에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는 현재 두부에 토핑을 올린 뒤 컵에 담아 포장 판매를 하는 두부전문 프랜차이즈 ‘두부다’를 운영하고 있다. 두부다는 현재 서울 광화문 등 4곳에 오픈했다.
경희대 무용학과에서 현대무용을 전공한 유 이사는 대학 시절 한복에 하이힐을 신고 무대에 서는 등 기이한 안무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보수적 분위기가 강했던 교수들 눈에 그의 행동이 곱게 보일 까닭이 없었다. 유 이사는 “덕분에 무용을 전공하면서도 무용 과목은 거의 낙제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친구들 사이에서조차 ‘싸이코’라고 불릴 정도로 톡톡 튀는 그의 스타일은 그러나 외식 컨설턴트로 성공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전북 순창군에서 전통 장류 기능인으로 장류를 생산하던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타고난 미각 역시 큰 자산이 됐다. 2000년 처음으로 운영을 맡은 엠파이어 베이글을 시작으로 그가 손댄 레스토랑은 모두 동네에서 이름난 레스토랑으로 변모해갔다.
그의 꿈은 두부다를 스타벅스와 같은 최고의 외식 체인으로 만드는 것이다. 유 이사는 “지금의 스타벅스도 원두커피를 테아크아웃(포장)으로 판매한다는 독특한 발상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면서 “두부를 컵에 넣어 포장판매 하는 것 역시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독특한 발상이고, 커피 만큼 두부도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의 바람처럼 두부다는 지난해 7월 서울 광화문에 1호점을 낸 이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데, 다음 달에는 중국 베이징에 1호점을 오픈하면서 세계 시장으로도 진출할 예정이다.
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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