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을 타면서 기관사와 눈을 마주친 경험이 있는가. 혹시 그들의 일상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 있는가. 지난 3월 ‘5호선 기관사 1일 체험’이라는 주제로 취재를 다녀왔다. 평소 눈에 띄지 않는 사회의 구석구석을 보겠다는 다짐 하에 지하철 5호선 방화행 기관실에 탑승하였다.
기관실에서 가장 견딜 수 없었던 것은 ‘소음’이었다. 지하철이 출발하고 운행될 때 생각보다 아주 크고 시끄러운 괴성이 울린다. 이러한 모든 것을 기관사는 하루에 5시간씩 경험한다. 그제서야 이제껏 보지 못했던 것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 흘리는 사람이 있기에 사회가 무리 없이 돌아가는구나.
한 관계자는 기관사의 업무상 어려움, 정부 행정의 비효율성 등을 법정에서 얘기하듯이 조목조목 이야기를 시작한다. 노조를 조직하여 2인 승무를 주장하여도 겉돌기만 하는 상황, 공황 장애로 승무원의 건강이 위협받는 상황, 이 모든 것이 현장에서는 절박하지만 그 현장을 벗어나면 무엇인가에 포장되는 듯하다. 바로 무관심이다.
무관심이라는 이름의 포장지로 상처가 깊어 곪아 터진 사람들을 외면하지는 않았는가? 자신에게 되묻고 싶다. 무관심은 상처를 더 깊이 파고들어 가슴에 한으로 응어리진다.
사후약방문적 관심이 아닌 예방 차원에서 우리 사회에 숨어 있는 것들을 지켜보는 것은 어떨까. 그리고 우리들의 다리 역할을 하는 지하철 기관사에게 한번쯤 웃어 보이자. 지나쳐 버리는 것이 당연해 보였던 작은 것에도 관심을 가져 보자. 우리의 작은 실천이 그들에겐 큰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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