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가 개발과 성장을 상징하는 회색의 시대였다면 21세는 자연과 공존하는 녹색의 시대입니다. 강원도는 이런 녹색의 시대를 위해 아껴놓은 땅입니다.”
광복 60년, 분단 60년을 맞아 평화와 생명을 주제로 한 ‘DMZ 60, 환경과 평화 국제포럼’(23~24일, 서울 힐튼호텔)을 주관하는 최 열 환경재단 상임이사는 18일 그 동안 누구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그래서 지역개발 문제에서 도외시 되 있던 강원도를 이젠 ‘한국의 스위스’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설악산과 금강산 등 세계적 명산은 물론 영남의 젖줄인 낙동강의 발원지, 국민적 피서지인 동해바다를 끼고 있는 강원도는 스위스보다 더 훌륭한 천연자원을 갖춘 축복의 땅입니다. 특히 DMZ는 분단의 상징으로만 머물 수 없습니다. 지구상에서 보기 드문 생태계의 보고(寶庫)이니까요.”
최 이사는 “그 동안 강원도가 소외됐던 것이 오히려 다행”이라며 “이제 강원도를 생태 문화 관광지로 개발해야 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환경보존은 절대명제다. 그는 이를 위해 ‘벌통형 투어’이라는 독특한 모델을 제시했다. 벌이 멀리 꽃을 찾아 꿀을 따오지만 벌통은 꽃밭에 있는 게 아니라는 것. 환경 훼손이 불가피하지만 없어서는 안될 숙박, 위락시설 등은 관광지와 다소 거리를 두고 개발하되, 이미 개발된 지역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의미를 감고 있다.
그는 또 “1970년대 남과 북이 서로 밀사를 파견 할 당시 강원도를 공동개발하기 위해 ‘금강산 72’라는 프로젝트를 추진한 바도 있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냉전의 시대에서도 남북은 강원도를 통해 통일의 물꼬를 트려 했다고 설명했다.
최 이사는 “20세기를 석유의 시대로 정의 한다면 21세기는 물의 시대”라며 “강원도 고성 앞바다 해저 500㎙에서 발견된 심층수를 상품화한다면 미국이나 프랑스의 유명 생수 회사보다 높은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며 구체적인 상품화 방안까지 제안했다.
최 이사는 24일 강원도 인제군 서하면 평화생명동산과 양구군 최북단 펀치볼에 위치한 을지전망대를 잇는 ‘DMZ 평화투어’를 개최하고, DMZ 현장에서 ‘지구환경과 인류 평화를 위한 강원도 선언’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송두영 기자 d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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