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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살면서] 한국사회에 숨어있는 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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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살면서] 한국사회에 숨어있는 카스트

입력
2005.06.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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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대다수의 사람들은 ‘네팔’, ‘인도’하면 가장 먼저 카스트 제도를 떠올린다. 카스트 제도에 대해 궁금해 하는 이들에게 현재 네팔, 인도에 남아있는 카스트 제도를 설명하면 많은 사람들은 놀라면서 “아직까지 그런 게 남아 있어요? 똑같은 사람인데 어떻게 그럴 수 있어요?”라고 한다.

한국인들 또한 카스트 제도를 비판한다. 그러나 나는 최근 한국사회의 ‘보이지 않는 카스트’를 발견하게 되었다. 신입생 환영회 때의 일이다. 선배들은 처음 본 신입생에게 먼저 “집이 어디에요?”라고 물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지방에 산다고 대답했을 때와 강남에 산다고 대답했을 때 선배들의 태도가 달라졌다는 것이다. 지방에 사는 신입생에게는 더 이상 질문이 없었던 반면 강남출신 신입생에게는 여러 가지 질문을 하면서 관심을 가졌다.

다음으로 하는 질문은 “고등학교 어디 나왔어요?”이다. 한국의 명문 고등학교가 어디인지 모르지만 선배들의 반응을 보고 자연스럽게 알 수 있었다. 다음으로 하는 질문은 “아버지 직업은 뭐예요?”이다. 아버지의 직업이 국가 공무원, 의사, 변호사인 경우에는 여러 사람들의 관심을 끈다.

이런 현상은 학교 뿐 아니라 한국사회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우연한 기회에 한국의 상류층이 모이는 파티에 갔는데 그 파티에서 만난 20, 30대 젊은이들은 모두 강남에 살며, 국내ㆍ외 명문학교 출신이며, 좋은 직업을 가지고 있었으며, 그들의 부모 또한 그러했다.

네팔의 카스트 제도를 보면 가장 높은 계급인 브라만 계급들은 자신들끼리 모여 살고, 명문 학교를 다니며, 좋은 직업을 갖고 있다. 게다가 이러한 카스트는 대대로 전해진다.

물론 한국 사회가 카스트 제도와는 달리 누구나 경제적ㆍ사회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있지만 상류층 자식에 비해서는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많은 한국인들은 각자의 개성에 맞는 삶보다는 강남에 살고 명문학교를 나오고 좋은 직업을 갖는 삶을 더 추구하는 경향이 있으며, 실제로 그런 사람들을 동경하는 경향이 있다.

네팔보다 더 발전된 경제ㆍ정치 제도가 자리 잡힌 한국사회 속에 살아가면서, 현재 네팔의 외면적인 카스트 제도는 무너져가고 있지만 자본주의 발전과 함께 네팔사회 또한 ‘보이지 않는 카스트’가 공고해질 수 있다는 것을 배우고 있다. 한국사회의 의식 있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보이지 않는 카스트’를 허물 수 있는 대안에 대해 고민해 본다.

검비르 만 쉬레스터 네팔인 동국대 유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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