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하마드 하타미 이란 대통령의 후임을 선출하기 위한 선거가 17일 오전 9시(한국시각 오후 1시30분) 이란 전역에서 순조롭게 실시됐다.
이번 선거는 아크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70) 전 대통령이 유력 후보로 꼽힌 가운데 개혁파 무스타파 모인(54) 전 문화ㆍ고등교육장관, 강경보수파 모하마드 바카르 칼리바프(43) 전 경찰청장이 도전장을 내미는 등 모두 7명의 후보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
15일 실시된 비공식 여론조사 결과 선두인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24~28%로 나타나 1차 투표에서는 과반을 득표한 당선자가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툴라 알리 하메네이는 테헤란 관저 인근 특별투표소에서 투표한 뒤 “지지 후보뿐 아니라 이슬람 공화국과 헌법을 위해 투표하라”고 호소했다. 일부 진보 성향의 유권자들은 비선출 성직자들이 실권을 쥐고 있는 이란의 신정체제를 인정할 수 없다며 선거를 거부하기도 했다.
한편 미국은 선거 전날인 16일 이란 대선의 비민주성과 핵개발을 강하게 비난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이란에선 민주주의의 기본 요건을 무시한 선거를 통해서 소수의 지배자들이 권력을 장악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란 당국이 개혁적 인사들의 출마 기회를 박탈했다면서 “이란은 자유를 억압하는 사람들에게 지배되고 있으며 전세계에 테러를 확산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재키 샌더스 비엔나 대사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에서 “이란이 1998년 플루토늄 추출 실험을 비밀리에 진행한 것을 IAEA에 보고하지 않았다”며 “이란이 핵활동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다는 것이 확실해졌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란 내무부는 "투표 참가자 수가 많다"며 투표 마감 시간을 오후 9시까지로 2시간 늦췄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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