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인들이 아시아의 현대무용 하면 떠올리는 게 일본의 부토다.
우리나라에는 온몸에 허옇게 회칠을 하고 아주 느리게 움직이는 그로테스크한 춤으로 알려져 있지만, ‘살아있는 시체의 춤’ 같은 초기 부토부터 톡톡 튀는 요즘의 웃기는 부토까지 그 스펙트럼은 매우 다양하다.
1960년대 일본에서 등장한 부토는 당시 세계문화의 흐름이었던 표현주의와 모더니즘, 그리고 전후 일본에 팽배한 허무주의가 뒤섞인 독특한 춤이다.
부토는 1980년대 초반 프랑스 낭시 연극제, 아비뇽 페스티벌 등에서 선보여 충격을 던졌다. 미국과 유럽 곳곳에서 부토 축제가 열리고 서양인들의 부토무용단이 활동하는가 하면 부토의 미학을 받아들인 춤이 지구 전역에 흩어져 자라고 있을 만큼 부토의 위세는 대단하다.
우리나라에는 1993년 창무국제예술제를 통해 처음 선보였고 그 동안 산발적인 내한공연이 있었다.
25일 국립극장에서 개막하는 ‘한일 우정의 해 기념 춤 교류전’이 부토를 집중 소개한다. 양국 무용가 100여 명이 참가하는 이 행사는 부토와 현대무용으로 진행되는데, 부토 페스티벌이 메인 프로그램이다.
일본 부토를 대표하는 거장들의 작품이 눈에 띈다.
1982년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선보여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부토 서구 진출의 기념비적 작품으로 남은 다이라쿠다칸의 ‘카인노우마’, ‘발레의 니진스키’로 불리는 카사이 아키라의 독무 ‘화분(花粉)혁명’, 새로운 부토를 연 작품으로 평가받는 무로부시 코의 2003년 작 ‘미모의 푸른 하늘’을 볼 수 있다.
이밖에 우에무라 나오카와 카사이 미즈타케 등 젊은 무용가들의 상쾌하고 신나는 부토도 공연된다. 자세한 일정과 정보는 홈페이지(www.kjdance.net) 참조. (02)3216-1185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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