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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책선 또 뚫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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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책선 또 뚫렸다

입력
2005.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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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선 철책이 또 뚫렸다. 북한 현역군인이 3중 철책을 통과해 월남한 지 4일이 지나도록 군 당국은 철책이 뚫린 사실조차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경계가 뚫린 지역은 지난해 10월 철책 절단 사건이 발생했던 곳과 같은 부대 관할로 확인됐다.

합동참모본부는 강원 평강군에 있는 북한 방사포 부대 소속 전사(이등병에 해당)인 리용수(20)씨가 철원군 중부전선을 넘어 17일 귀순했다고 밝혔다. TV를 통해 남쪽 발전상을 접한 뒤 탈북을 결심한 리씨는 12일 오전8시 “나무를 하러 간다”며 부대를 떠나 13일 오전7시 북측 철책과 군사분계선을 넘은 뒤 우리측 3중 철책을 파거나 쪽문을 열고 넘는 방식으로 차례로 통과해 월남했다.

계급장을 뗀 인민군 복장으로 신장 150㎝, 몸무게 45kg의 왜소한 체격인 리씨는 4일 동안 전방지역 일대 야산에서 노숙하다 17일 철원군 철원읍 대마리에서 트럭에서 잠을 자고 있다가 주민 남모(65)씨에게 발견돼 우리 군 당국에 넘겨졌다. 이씨는 관계당국 합동신문에서 “북쪽에 부모와 누나가 있으며 힘들고 배가 고파 넘어왔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리씨의 진술에도 불구하고 철책에서 월남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계실패와 관련한 책임규명이 불가피하게 됐다. 더구나 철원군 대마리는 지난해 10월 철책이 한 차례 뚫렸던 곳이어서 경계강화 대책을 마련했다는 군 당국의 주장이 구호에 불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이날 오전 8시25분께는 서해 백령도 북방 4.5㎞ 해상에서 부부로 추정되는 북한 주민 2명이 탄 소형 무동력 철선 ‘남포호’가 발견돼 군 당국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들은 “북으로 돌아가지 않겠다”며 귀순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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