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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씨 中출국후 한국 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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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씨 中출국후 한국 왔었다

입력
2005.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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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가까이 베일에 싸여있던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도피 행적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지금까지는 김 전 회장이 1999년 10월 중국으로 출국했다 현지에서 곧바로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는 국내에 다시 귀국했다가 하루 만에 쫓기듯 출국한 사실이 새롭게 확인됐다. 김 전 회장이 급하게 출국한 배경에 대해 일각에선 당시 정권 차원의 출국 권유가 집중됐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16일 검찰과 김 전 회장 측근에 따르면 그는 유랑 기간동안 세계 각국에 퍼져 있는 사업상 지인들의 도움을 받으며 초반에는 주로 유럽, 후반에는 동남아에 체류했다. 프랑스 기업에 자문을 해주며 생활비를 벌었지만 병 치료에 상당한 돈을 썼다. 항공편을 이용해 이동할 때 그는 그 동안 쌓아놓은 항공사 마일리지를 이용해 주로 이코노미석을 탔으며, 매번 손수 예약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99년 10월 17일 중국으로 출국했던 김 전 회장은 사흘만인 20일 귀국했다 바로 다음날 일본으로 출국했다. 한 측근은 정권의 출국권유 의혹에 대해 “당시 쫓기듯 나간 것은 맞다”고 말했다. 출국 뒤 김 전 회장은 그 해 연말까지 유럽을 돌며 해외 파트너들을 만나 사업 활동을 계속했다.

그러던 중 갑자기 건강이 나빠졌다. 정밀 검진을 받고 곧바로 독일 프랑크푸르트 병원에 입원, 심장수술 등을 받고 9개월간 요양하며 몸을 추슬렀다. 그는 그 후에도 지병인 장(腸)폐색(장이 막히는 증상)으로 2001년과 2003년 태국에서, 2003년과 2004년에는 프랑스 등 모두 5차례 수술을 받았다.

가족이 독일로 찾아오겠다고 하자 그는 초라한 거처와 환자인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 프랑스 니스에 있는 지인의 저택으로 거처를 옮긴다. 한 때 김 전 회장의 별장으로 알려졌던 이 저택은 아프리카의 한 국가 원수 소유였다가 다른 사람에게 소유권이 넘어갔는데 김 전 회장은 두 사람과 모두 잘 알고 지낸 사이였다고 한다.

니스에 잠시 머물던 그는 2000년 10월께 아프리카 수단으로 가 7개월 정도 체류한다. 사업으로 친분을 쌓은 수단 고위층의 배려였다. 하지만 여기서도 체류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자 다시 유럽을 거쳐 2001년 하반기부터는 태국에 둥지를 튼다. 역시 사업상 알게 된 태국의 한 부호의 초청으로 방콕에서 자동차로 3시간 반 정도 떨어진 지방 도시에 은거했다. 김 전 회장이 유럽에서 동남아로 거처를 옮긴 데는 유럽의 비싼 의료비 부담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2001년 11월께 프랑스 인터폴은 우리 수사당국에 “김우중씨가 프랑스 국적을 갖고 있으며 독일에서 신병치료를 받은 사실이 있다”고 통보해왔다. 하지만 당시 검찰은 김씨 체포를 위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김씨가 계속 거처를 옮겨 다녔고 프랑스나 독일과 범죄인인도조약을 맺지 않아 마땅한 수단이 없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치료비용 마련을 위해 프랑스 로르사의 자문을 맡은 그는 매월 1만5,000~2만 유로(약 1,500만~2,000만원)의 월급을 받았다. 세금 정산을 위해 2003년 1월 프랑스에서 사회보장번호를 취득했고 이후로는 보험혜택도 받았다.

2003년 무렵 베트남 하노이 신도시 개발 자문을 맡아 베트남으로 이동한 뒤에는 주로 베트남을 거점으로 태국과 유럽을 오갔고 올 2월부터 귀국 전까지 베트남에 머물렀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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