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거포다.”
한화 이범호가 올 시즌 숨겨놓았던 슬러거의 본색을 서서히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범호는 연승 가도를 구가한 ‘독수리 군단’ 한화의 새 동력으로 가세했다. 14일 광주에서 열린 기아전에서 이범호는 연타석 홈런을 날려 승리의 수훈갑이 됐다. 희생플라이와 홈런 2방으로 무려 5타점. 특히 3-7로 뒤지고 있던 6회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는 솔로포를 터트린 데 이어 6-7까지 따라간 7회에는 통렬한 역전 3점포를 날렸다.
이범호는 지난 시즌 4번타자 김태균과 함께 팀 내에서 가장 많은 홈런(23개)을 때렸고 타점도 김태균, 데이비스에 이어 3위에 올랐던 한화 타선의 기둥. 그러나 올 시즌 들어 방망이가 침묵했다. 지난 시즌에는 8번 타자로 주로 출장하다가 팀의 득점력을 높이기 위해 올 시즌 6번으로 올라갔지만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지난해 타율 3할8리 74타점의 출중한 성적이 올 시즌에는 타율 2할4푼3리 26타점에 그치고 있다. 상대 투수의 견제가 훨씬 거세졌고 의욕이 너무 앞섰다는 것이 슬럼프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우경하 한화 타격코치는 “지난해에는 이범호가 편안하게 경기를 했는데 올해는 견제가 심해져 그렇지 못하다"며 “자신감을 얻은 이범호가 ‘욕심’ 때문에 페이스가 앞서 자신이 좋아하는 높은 볼에 방망이가 쉽게 나가는 등 컨디션이 흔들리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제 사정이 달라졌다. 프로 6년차 이범호는 날씨가 더워지면 힘이 나는 이른바 ‘여름 사나이’. 지난 시즌 7월 타율이 3할5푼4리일 정도로 수은주가 올라갈수록 그의 방망이도 더욱 뜨거워졌다. 이범호는 “날이 더 뜨거워지면 몸이 풀려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여름 맹활약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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