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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잭슨 '아동 성추행' 무죄 평결/ 상처뿐인 '팝의 황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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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잭슨 '아동 성추행' 무죄 평결/ 상처뿐인 '팝의 황제'

입력
2005.06.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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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46)이 아동 성추행범으로 추락할 위기에서 벗어났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마리아 산타바바라 카운티 법원의 배심원단은 13일 아동 성추행과 관련한 잭슨의 혐의 모두에 대해 무죄 평결을 내렸다.

여성 8명, 남성 4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들은 7일에 걸친 회의에서 32시간 동안 140여명의 증인 진술과 성추행을 당했다는 어린이의 경찰 진술 녹화 테이프 등 600가지가 넘는 증거를 놓고 뜨거운 논쟁을 벌였다.

평결의 이유는 “혐의를 입증할 만큼 증거가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잭슨은 2003년 위암에 걸린 13세 소년을 자신의 네버랜드 목장 내 저택 침실에서 성추행하고 알콜이 든 음료를 만든 다음 ‘예수의 주스’라고 이름 붙여 마시게 하는 등 10가지 혐의로 기소됐다. 유죄로 인정될 경우 잭슨은 최고 20년 동안 악명 높은 범죄자들이 수용돼 있는 코코란 교도소 특별 독방에 갇힐 수도 있었다.

무죄 평결이 내려지는 순간 법정 안팎은 눈물 바다가 됐다. 상기된 얼굴로 평결을 기다리던 잭슨은 로드니 멜빌 판사가 평결을 읽는 동안 톰 메세로우 변호사 등 변호인단을 향해 감사를 표시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배심원석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여성 배심원들도 휴지를 돌려가며 눈물을 훔쳤다. 법정 밖에서 그의 무죄를 애타게 기다리던 수 천 명의 팬들은 서로 부둥켜안고 기쁨의 눈물을 쏟았다. 잭슨은 이들에게 손으로 키스를 보냈다.

O.J.심슨과 스콧 피터슨 재판 때보다 많은 2,000여 명이 넘는 취재팀을 법원 주변에 상주시켰던 언론의 반응 역시 뜨거웠다. CNN 등 주요 방송은 판결 3시간 전부터 정규 방송을 멈추고 법원 상황을 생중계했고 LA 타임스를 비롯한 신문들은 호외를 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 마이클 잭슨 명예·돈 잃어… 재기 힘들듯

네버랜드 목장으로 돌아갈 자유를 얻은 대신 이미지와 돈을 다 잃었다. 13일 성추행 혐의에 대한 무죄 평결을 받은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손익계산서다.

MSNBC는 재판 이후 잭슨의 진로를 그의 앨범 제목에 빗대었다. “마이클 잭슨은 역사 속 인물이다(MJ is History).” 그는 한 때 인종, 세대 및 계층의 벽을 뛰어넘은 미국 최고의 우상이었다. 그러나 이제 남은 것은 그의 이상한 생활에 대한 혐오감이다.

비록 코코란 교도소로 가는 것은 피했다. 하지만 황제의 사생활은 낱낱이 공개됐다. 법원이 배심원에게 참고자료가 될 것이라며 잭슨의 모든 것을 공개하도록 허락했기 때문.

그는 포르노 잡지를 즐겨 보고 알콜이 든 음료수를 ‘예수의 주스’라고 이름 붙여 마셨다. 오랑우탄이 기름 묻은 손으로 침실 벽을 난장판으로 만들었는데도 치우지 말라고 했다. 자신 마음에 조금이라도 들지 않으면 누구든 바로 ‘잘라 버리는’독불장군의 면모도 보였다.

황제의 이상한 정신 세계는 스타로 자라면서 평범한 어린 시절을 빼앗기고 말아서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잭슨 스스로는 “나처럼 불쌍한 어린이가 없어지길 바란다”며 어린이 돕기에 많은 돈과 시간을 쏟으면서 ‘수호천사’의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이번 재판으로 이마저도 어린이를 노리개로 쓰기 위한 욕심을 감추려는 시도라는 의혹마저 나오고 있다.

황제의 금고 역시 텅 비었다. 미 경제지 포브스 인터넷판에 따르면 잭슨은 최고의 변호인단을 꾸리느라 340만 달러(34억원)를 빚졌다.

아직까지 650만 달러 가치의 소니/ATV 주식 등을 담보로 여기저기서 돈을 꾸고 있지만 가수로서 다시 일어서는 게 물 건너 가 빈털터리가 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

특히 빚진 돈의 만기가 돌아오는 올해 말이 잭슨에게는 가장 큰 위기가 될 것이라고 포브스는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그가 퇴물 가수의 집합소인 라스베이거스 무대에 설 것이라는 서글픈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판결 자체에 대해서도 뒷말이 쏟아지고 있다. 배심원들이 슈퍼스타의 이름에 붙들려 판단력을 잃어버렸다는 원성이 자자하다. CNN이 실시한 여론 조사 결과 ‘평결이 옳았다’는 응답자는 ‘옳지 않았다’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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