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가 관광개발 등 지역발전을 위해 민자를 유치, 국내·외 기업들과 체결한 양해각서(MOU) 중 상당수가 휴지조각으로 전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원도는 2000년부터 올해초까지 기업유치와 각종 사업을 위해 국내·외 기업 및 투자자들과 20여건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그러나 1억달러 이상 투입되는 10여건의 사업 중 절반가량이 무산돼 ‘말뿐인 투자사업’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김진선 지사는 2001년7월 독일에서 레들앤파트너, 테라바트사 등과 대관령, 고성 신평지구 등에 3억 달러 규모의 풍력단지 건설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하지만 4년여가 지난 현재 이 사업은 전혀 진척이 없고, 도청 풍력단지 담당자는 사업의 실체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고성군 죽왕면 삼포리 일원에 조성할 해양심층수 테크노밸리 사업도 당초 양해각서를 체결했던 미국의 IBM사의 경험부족 등으로 계약이 무산됐다. 도는 이에 따라 최근 LG상사, 아카디아사 등과 새로 MOU를 체결했지만 실현 가능성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영월군 상동읍 구례리 64만여평에 추진중인 장산 스키리조트도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2억~3억 달러를 들여 건설키로 한 이 리조트는 양해각서만 교환한 뒤 타당성 조사 및 자금 지원 문제로 갈등을 빚으며 답보상태다. 미국 UAD사가 2억~3억 달러를 들여 속초에 호텔과 컨벤션센터, 테마파크 등을 건설하려는 대규모 사업도 중단됐다.
또 2001년12월 강원도와 현대산업개발은 동서고속도로 건설을 위한 컨소시엄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본사 강원도 이전을 비롯해 지역업체 참여, 주민 고용 등을 약속했지만 현재 계약 내용대로 추진되지 않고 있다. 양해각서 내용대로 이행되고 있는 것은 계약 파기 시 법적 기속력이 있는 기업 이전과 당장 가시적 효과가 나타나는 풍력발전 등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같이 투자사업이 겉돌고 있는 것은 강원도가 개발부지 등 외자유치에 필수적인 제반여건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게다가 관광 등 일부 분야에만 투자 유치를 집중한 것도 사업을 더디게 하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강원도는 업체의 경영상태나 재무구조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실적에 급급해 업체들과 ‘불평등계약’을 맺어 사업추진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강원도 관계자는 “속초 테마파크는 사업성이 있어 MOU 재갱신을 추진하고 있고, 영월 장산 스키리조트는 사업성을 검토 중”이라며 “강원도가 맺은 MOU 계약내용을 재검토하고 사업성 여부를 다시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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