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자전거’를 두고 새출발, 또는 재정비라고 표현하는 것은 틀린 말이다. 자전거 탄 풍경(자탄풍)에 여전히 속해 있으되 잠깐의 외출이다. 자탄풍의 강인봉(39) 김형섭(37)이 나무자전거라는 이름으로 음반을 내고 공연을 한다.
10여년 전 둘이서 활동하던 그룹명 ‘세발자전거’와 닮은 이름을 택했다. 자탄풍 멤버 중 송봉주(39)는 지난해 10월 ‘풍경’이라는 이름으로 솔로앨범을 발표하고 활동 중이다.
세상이 나무자전거 식이면 얼마나 좋을까. 사랑은 예쁘고 이별은 단정하다. ‘내 안에 깃든 너 너의 꿈이 나이고 싶’은(‘내 안에 깃든 너’), ‘차갑게 굴어도 심통 부려도 밉지 않’은(‘사랑에 빠지기’) 사랑이다.
‘추억은 많아도 아는 체 하지 않’고 ‘작은 흉터 하나 숨겨 놓은 채’(외로운 평화) 살아가는 깨끗한 이별이다. 동요 같이 천진한 ‘우리집 못 찾겠네’도 나무자전거의 이미지와 참 잘 어울린다.
세련된 음악에만 길들여진 이에게는 심심할 수도 있다. 최첨단 장비의 혜택을 거부한 채 통기타의 음색을 최대한 살린 노래는, 간이 덜 밴 느낌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심심함이, 비어있음이 나무자전거의 매력이다. 간을 맞추고 빈공간을 메우는 것은 듣는 사람의 감성과 추억이다.
TV보다는 주로 무대에서 공연해 온 나무자전거는 이번 여름에도 많은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는데, 소박하고 따뜻한 이들의 공연은 연인들이 즐겨 찾기로 유명하다. 25일 춘천 남이섬에서 ‘섬으로의 여행-나무자전거 콘서트’(문의 02-508-4621)를 다음달 2,3일에는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동물원 여행스케치와 합동 콘서트(1588-9088)를 연다.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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